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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새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새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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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페이스북에 "어제 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과거 교제살인 가해자였던 조카를 변호했던 일을 사과했다. 또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가중사유이지 책임감경사유는 아니다"라며 향후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관련 기사 : '교제살인' 유족 만난 이재명, '교제살인' 조카 변호 사과 http://omn.kr/1w5ns) 

당시 민주당이 공개하지 않았던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은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에게 맞아 숨진 고 황예진씨의 부모였다. 5일 정춘숙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장은 뒤늦게 이 사실을 공개하며 황씨 부모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유족이 이 후보와 2시간 가량 면담한 뒤 "따님 성함까지 내어주며 '더 이상 이 고통을 누구도 겪지 않게 해달라'고 각별히 당부해주셨다"며 "그 뜻을 받들어 '황예진법'을 속히 제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당사에서 황예진법을 포함해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공약을 내놨다. 호남 일정으로 참석 못한 이재명 후보를 대신한 정춘숙 위원장은 "친밀한 관계에서조차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공권력조차 피해자를 지키지 못했다. 젠더폭력에 미흡하게 대처해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음을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 모두가 안전한 사회, 이재명은 합니다'란 기조에 맞춰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우선 데이트폭력과 스토킹, 성폭력 가해자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별법 형태의 황예진법을 마련하는 한편, 스토킹범죄 관련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치않는 경우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음) 조항을 삭제하고, 온라인스토킹 등 범죄 유형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스토킹피해자보호법 제정, 스토킹·데이트폭력 가해자의 접근 감지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수사·재판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정보보호 강화 등을 추진한다.

"성폭력·성범죄는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아동 성범죄자 형량은 국민 정서와 괴리가 심각하고 국제사회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다"며 "실제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절반가량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 강간시 무관용 원칙 적용으로 처벌강화, 친족에 의한 아동·청소년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연령 상향 및 공소시효 기간 연장, 그루밍 범죄 수사 담당 및 성착취물 유통차단 국제공조 담당인력 확충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전담수사대 설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독립몰수제' 도입, 성착취물 유포·확산 예방을 위한 플랫폼사업자 책임성 강화 및 관련 기술 개발 투자, 딥페이크 음성·영상 대상 표시의무제 시행도 검토한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1월 개소했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군대에서 성폭력 피해를 겪는 분들의 목숨과 맞바꾼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며 "군대 내 성폭력은 '아군에 의한 아군의 공격'이다. 명백한 인권 유린이며 동시에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대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직속 조직을 설치하고 군대 내 성고충전문상담관 확대 배치와 권한 강화를 추진하며 2차 가해에 엄격히 대응하고 군 성범죄 연례보고서를 발간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성폭력·성범죄는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인권 보호'라는 대원칙에 예외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밖에도 여성건강의학과 명칭 변경, 자궁경부암 백신 남녀청소년 무료접종 실시 등 젠더 관련 '소확행 공약'을 꾸준히 발표하며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태그:#이재명, #젠더폭력, #교제살인, #황예진법,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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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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