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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정도 떨어진 트로스트시아네츠 마을에서 청소년들이 부서진 러시아 탱크를 보고 있다.
 3월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정도 떨어진 트로스트시아네츠 마을에서 청소년들이 부서진 러시아 탱크를 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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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 제안을 또다시 거부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려면 확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오랜 시간 수많은 문제가 쌓여왔다"라며 "지금까지 러시아가 수년간 이 문제를 제기해왔음에도 서방이 무시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양국 정상이 만나서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회담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양측 협상에서 중요한 성과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라며 "주요 사안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앞서 1~4차 휴전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양측 대표단은 오는 29~30일 터키에서 만나 5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스코브 대변인은 "대면 회의는 (화상 회의보다) 집중적이고 긴밀하며, 더 의미있는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양측이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등 논의할 준비 돼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독립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러시아와 타협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인정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에 대해서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이것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이 나와 만나야 한다"라며 정상회담을 거듭 요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는 제3자에 의해 보장되어야 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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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가능성이 새로운 일은 아니고, 양측 협상단이 이를 논의해왔다"라며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처럼 명확하게 언급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라고 주목했다. 하지만, "중립국화에도 여러 방식이 있다"라며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식을 찾는 일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승리는 가능한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없다면 그 무엇도 말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영토 수호보다 휴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코노미스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익을 지켜내려고 하지만, 국민과 영토를 모두 지키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인 알렉산데르 로드얀스키는 BBC에 "우리는 어떤 영토도 포기하거나, 이를 놓고 협상할 의사가 없다"라며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묻는다면 러시아 영토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러시아,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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