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른 초재선 의원들과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 1차' 도중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비공개 토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른 초재선 의원들과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 1차" 도중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비공개 토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관련사진보기

  
"토론회인데 왜 공개를 안 합니까?"

8일 오전 10시 28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이제부터 토론회를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의 공지에 취재진이 항의했다. 이 의원은 '공동주최한 의원들끼리 사전에 조율했다'고 설명했지만 기자들은 좀처럼 납득하지 못했다. 결국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이 의원은 몇 차례 복도로 나와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비공개 토론 상황을 전달하며 미안해했다. 

오후 2시 소통관 기자회견장, 민병덕 의원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평가작업을 해나갈 텐데 초선들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것을 포함해서 공개범위를 고심했다"며 "그래서 기자분들께 죄송스럽게 첫 번째 발제를 하고 비공개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다시 의논해서 2차, 3차 토론회를 할 때는 훨씬 더 많이 공개하는 방향으로 진행해보겠다"며 "아직까지 조심스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대체 무슨 토론회를 진행했기에 이토록 조심스러운 반응이었을까? 이탄희·민병덕 의원은 8일 강민정, 권인숙, 김성주, 양이원영, 오기형, 윤영덕, 이수진(비례), 천준호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 1차'를 열었다. 6.1 지방선거 끝나고 처음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열린 평가 토론회인만큼 취재진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어렵사리 토론회를 준비한 의원들은 당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모습을 공개하는 일조차 부담스러워했다. 

몇 시간 뒤 이탄희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초선 관련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초선의원들이 당의 활력소가 되어간 역사가 있다"며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초선들이 그에 걸맞은 모습을 못 보여준 것 아닌가"라고 했다. 권인숙 의원은 "저희가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것도 그런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서"라며 "공개냐 아니냐 하는 것도 초선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보여주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이 낯설어진 민주당… "초선들도 부족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10명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 1차'를 공동개최했다. 사진은 대표발제를 맡은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과 토론자 김준일 뉴스톱 대표,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사회자 이탄희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10명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 1차"를 공동개최했다. 사진은 대표발제를 맡은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과 토론자 김준일 뉴스톱 대표,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사회자 이탄희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관련사진보기

 
초선 의원들의 '조심조심' 행보는 민주당이 그만큼 냉정한 평가와 치열한 토론에 익숙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토론회 대표발제를 맡은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민주당은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는 제도적 개선을 하지 못하고 그 속에서 뿌리깊게 관료화된 듯한 일하는 방식이 진행되고 있다"며 "외부요인으로 당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해선 안 된다. '김대중·노무현이 와도 이길 수 없는 구도였다'는 식의 평가가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토론에서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탄핵 정국에서 연합군 성격을 띄었던 민주당 지지층이 '잔류파'와 '이탈파'로 나뉘었고, 그 괴리가 심각하다며 "민주당이 장기적으로 침체될 초입에 서있다"고 짚었다.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역시 '다수파 연합'을 재건하기 위해선 '이재명은 졌지만 잘 싸웠다'와 '문재인은 잘 했지만 졌다'란 두 가지 유령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만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의원들도 '잘 평가하고, 잘 토론하자'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이탄희 의원은 취재진에게 "눈 앞의 일처리에 급급한 결과 당의 정체성이 흐릿해지지 않았나 하는 반성에 전체적으로 공감했다"고 했다. 또 "다수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인격이나 헌신에 대한 존중과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다르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선전한 것과 이후 행보를 평가하는 것은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밝혔다.

민병덕 의원은 "저희가 토론회를 처음 시작했다"며 "답을 찾는다기보다는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받으면서 저희가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찾아가는 첫걸음을 뗐다"고 토로했다. 이어 "선거캠페인의 잘하고 못하고 수준 문제가 아니라 진보정권, 문재인 정부가 했던 많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녹아들어가 있다"며 "우리가 앞으로 선거캠페인을 어떻게 할까를 넘어서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겠다"고 했다. 

태그:#민주당, #대선 평가, #지방선거 평가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