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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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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선거 패배로 휘청이던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8일로 약 80일 간의 임기를 마친다. 특히 당내 갈등과 분열을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힘썼던 그는 차기 지도부와 당 구성원들에게도 거듭 '통합'과 '혁신'이라는 당부를 남겼다.

우 위원장은 2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비대위원장이 됐을 때 당의 상황을 회상해보면 정말 암담했다"며 "많은 의원들이 선거에 지고나서 힘들어하고, 서로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에게 증오에 가까운 언사들을 막 공개적으로 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많은 의원님들을 만나고 연찬회 등을 통해서 내분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던 게 제일 보람 있던 첫번째 일"이라고 꼽았다. 

"정말 암담했다"던 내부 분열, 여전히 '아픈 손가락'

우 위원장은 "당헌당규를 둘러싼 여러 논쟁이 있었지만 절충안을 통해서 의견이 다른 분들의 견해를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왔다"며 "마지막에 당헌이 중앙위에서 부결되고 조금 원만하게 정리하지 못했던 점도 있지만, 오늘 아마 중앙위에서 (수정안으로) 이 당헌이 가결되면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수습이 잘 된 걸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몇 시간 뒤, 민주당 중앙위는 '권리당원 전당원 투표 우선' 조항을 뺀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우 위원장은 그만큼 차기 지도부의 우선 과제로 '통합'을 꼽았다. 그는 "어느 당이든, 어느 시기든 당권을 잡은 주류와 비주류 그룹은 늘 존재했다"며 "결국 핵심은 항상 주류와 비주류의 소통이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짚었다. 이어 "당대표가 어느 분이 되든 주류가 되면 비주류와의 소통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작은 이견으로 큰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결국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견은 늘 존재하는데, 그걸 어떻게 중재하고 타협해가냐는 정치력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겠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에 (권리당원 전당원 투표 우선 당헌에 관해) 문제 제기한 분들이 우상호를 공격하려고 했을까? (그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죠. (당 안에서) 새로운 긴장관계가 막 형성되는 게 우려스럽긴 하다. 새로운 지도부가 다양하게 구성되고, 지도부에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고, 그래도 존재하는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공개로든 비공개로든 대화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 그게 매우 중요할 거다."

우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선 반대세력을 대상으로 공천학살이 이뤄질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두고 "아직 지도부가 들어서지 않았는데 공천학살이란 용어까지 쓰며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도 선을 그었다. 그는 "아주 계파갈등이 심했던 정당은 주류가 바뀌면 비주류를 공천학살한 적이 실제로 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그런 예가 없다"며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은 특정 진영을 집중적으로 공천학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또 "우리가 흔히 계파라고 분류되는, 특정영역에 속하는 분(이재명계)의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60여 명 정도가 소속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러면 100명 넘는 분들이 중립지대에 있는데, 그렇게 너무 민주당을 계파대립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는 "견해를 달리하는 분들 사이에서 논쟁하는 것은 좋은데, 엉뚱하게 비대위를 갖고 공격했던 것은 솔직히 서운하다"고도 털어놨다.

'유권자 지형 오판' 인정... "선거전략, 원점에서 재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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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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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위원장은 자신이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과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는 강력하고 선명한 야당'으로 민주당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일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차기 지도부는 결국 다음 총선 결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총선 승리'로 나아가기 위해선 이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달라진 유권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민주당이 '대안'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달라진 유권자들... "'반윤'만으론 안 된다" http://omn.kr/20f7a)

"새로고침위원회 보고서가 일요일날 나온다 (이에 따르면) 지난 두세 번의 선거에서 우리가 유권자 지형에 대해서 오판했다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분명한 것은 최근 10년 사이에 유권자의 지형이 확실하게 변했다. 한 유권자 성향 안에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혼재하는 게 발견됐다. 그러면 정치 양식도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다음 지도부는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 모델을 원점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 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반사이익을 보는 방식만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는 있다"면서도 "투표행위에서 민주당의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 데까지 가지 못하면, 2년 후 총선에서도 굉장히 고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문제는) 모든 의원, 모든 지역구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흥미로운 것은 '이준석 현상'이 새로운 유권자 모델을 일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도 다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