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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낙동강 김해 대동선착장 부근의 심각한 녹조 현상. 31일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는 최근 부산, 경남, 대구, 경북 22곳의 수돗물을 채수해 분석한 결과 "6곳에서 남조류의 독성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8월 4일 낙동강 김해 대동선착장 부근의 심각한 녹조 현상. 31일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는 최근 부산, 경남, 대구, 경북 22곳의 수돗물을 채수해 분석한 결과 "6곳에서 남조류의 독성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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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상황이 다시 재현됐다. 낙동강역 지역의 수돗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국(OEHHA) 기준치의 5.83배에 달하는 녹조 독성물질이 나왔다는 환경단체의 31일 발표에 환경부는 '문제가 없다'라는 기존 태도를 반복했다. 환경재난이 사회재난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대응하자는 요구에는 아예 응답하지 않았다.

낙동강 녹조 먹는 물에? 미국 기준치 5.83배

대구지역 정수장에서 낙동강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논란이 불거지자 환경부는 검사에서 "미검출"이라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은 부산·경남, 대구·경북 22곳에서 채수한 수돗물을 검사해 결과를 공개했다. 표본 6개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됐고, 일부는 OEHHA 기준을 훨씬 넘어섰다.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가 뿜어내는 마이크로시스틴은 간·생식 독성이 있고, 잠재적 발암 물질로 평가받는다.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한 이들 단체는 "고도정수 처리만 외칠 게 아니라 4대강 보 완전 개방 등 녹조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환경과 사회재난으로 보고 총리실 산하에 민관위원회를 꾸려 조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관련기사영남권 6곳 수돗물도 녹조 독소 나왔다... "사회재난" http://omn.kr/20ihg)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환경부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부산·대구·경남 수돗물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지난 2일에 이어 추가로 지난 23일~ 24일까지 영남권 정수장 10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두 가지 분석법을 활용해 검사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재차 환경단체의 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부는 "환경단체의 효소결합면역흡착분석법(ELISA)은 미 환경보호청이 제시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표시 한계로 0.3 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 산정자료로 활용되지 않는다"라며 "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LC-MS)이 정확도가 높다"라고 지적했다.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수돗물에서 "낙동강 녹조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부산 1곳(수영구), 창원2곳(진해구) , 경남 1곳(김해 내동), 대구 2곳(수성구, 동구) 등 6곳의 먹는 물에서 독소가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수돗물에서 "낙동강 녹조의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부산 1곳(수영구), 창원2곳(진해구) , 경남 1곳(김해 내동), 대구 2곳(수성구, 동구) 등 6곳의 먹는 물에서 독소가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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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도 환경단체 분석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환경부 검사에서 다 검출되지 않았고, ELISA 방식은 숙련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결괏값이 상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환경부와 논의해 ELISA, LC-MS법 모두 병행한 검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 조사는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환경단체의 요구에 침묵했고, 부산시는 부산지역만의 사안이 아니어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환경단체의 이번 발표에는 주택, 상가 등 실제 시민이 먹는 수돗물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 부분을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도 없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무책임하다"라며 크게 반발했다.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과학적 결괏값이 있는데, 같이 대응해야지 이렇게 응답하는 게 맞느냐"라며 "바로 민관합동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 표본을 확보해 이를 분석한 결과를 알리겠다. 환경부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국민이 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수돗물, #독성물질, #녹조, #환경부, #환경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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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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