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암묵적으로는 서로 명단 공개에 대해 동의하고 하는 거 아닌가?"
 
국민의힘이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명단이 유가족의 동의 없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을 두고 비판의 날을 바짝 세웠다. 특히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과 해당 언론 사이 관계를 의심하며, 민주당에게까지 화살을 퍼붓고 있다. 수세에 몰렸던 여당이 명단 공개를 발판 삼아 공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주호영 "아주 악의적인 의도 갖고 명단 공개... 암묵적으로 서로 동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55명의 희생자 이름을 공개한 <민들레> <더탐사>와 민주당의 연관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내가 무슨 관심법을 가지고 마음을 다 들여다볼 방법은 없지만, 민주연구원 부원장께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명단을 확보해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발표에 관여되는 분들이 친민주당 성향의 인사들이 많고, 또 민주당에 몸담은 사람도 있다"라고 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암묵적으로는 서로(민주당과 해당 언론이) 명단 공개에 대해 동의하고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 

이어 "민변조차도 명단 공개는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하고,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등 위반 소지가 높다"라며 "(해당 매체가) 공개했다가 명단을 허겁지겁 지우고 감추고 하는 이런 점들이 있어서 아주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정략적인 목적을 가지고 명단을 공개한 것으로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당의 침묵에 관해서는 명단 공개가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비판해주는 게 바람직한데 무엇 때문에 침묵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아마 자신들이 기획했던 건데 여론의 비판이 크니까 명단공개를 찬성하지도 못하고 비판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유가족 동의를 전제로 한 명단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유가족 동의 없는 일방적인 명단 공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자 자세를 낮추고 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밝힌 후, 민주당은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패륜적 정치행위" "반정부 투쟁"
 

큰사진보기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날 원내대책회의 공개발언 시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희생자 명단 공개를 비판했다. 민주당 배후설도 적극 제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유족들 다수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 법에 위반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패륜적 행위를 했다"라며 "결과적으로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단을 구해 공개해야 한다는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주장을 충실히 이행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 위반이라고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는데도 공개 강행한 것은 그들의 의도가 얼마나 악의적이고 치밀한지 보여주고 있다"라며 "희생자들의 존엄과 유족의 아픔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비뚤어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이런 패륜의 1차적 목적은 온갖 범죄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최후의 목적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뜻에 따라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을 선동과 혹(세무)민 정치로 퇴진시키는 것"이라고 연결했다. "그들은 헌법과 법률을 의식적으로 무시한다는 점에서 반국가적이며 선거 결과를 무시해 반민주적"이라며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라는 말조차 그들에게는 너무 관대하다. 민주당과 민주당을 따르는 매체들에 대해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도 비난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 역시 "인권과 정의를 부르짖던 사람들의 두 얼굴의 민낯"이라며 "양해해 달라는 한 문장 던져놓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패륜적 정치 행위를 떳떳하게 자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돌아가신 분들의 존엄성과 가족들의 아픈 마음도 정치적 이득 앞에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오로지 정권전복이 목표"라며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이름을 공개하고 길거리로 뛰쳐나가 할당된 목표를 채우는 서명운동이 진정한 추모인가?"라고 민주당을 힐난했다.

그는 "추모를 빙자한 계획된 정권 전복 운동"이라고 이를 규정하고 "이미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의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 하기 위한 계획이 서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120만 명 규모의 당원을 동원해 정략적인 쇼를 벌여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를 흔들고 윤석열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반정부 투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라는 지적이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이자 당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만희 의원 또한 "패륜적 행태"라며 "그 과정들을 살펴보면 그 배후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측의 관여가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모든 게 우연이 아니라, 시민단체나 일부 언론의 독자적 행위라기보다는 민주당과의 깊은 소통 하에 이런 행태가 이뤄지지 않았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라며 "이태원 참사와 희생자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의 행위에 참으로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으며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