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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나온 인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나온 인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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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탑승 배제로 불거진 '대통령 전용기 논란'이 새로운 방향으로 불똥이 튀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단이 함께 탑승한 상태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 두 명만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눈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순방단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 중이던 13일 밤, 윤 대통령은 채널A와 CBS 기자를 따로 불러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기 앞쪽에 대통령 전용 공간이 있고, 뒷부분에 기자들이 착석하는데 전용기가 이륙한 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 승무원들이 두 기자를 호출했고, 다른 기자들은 이들이 승무원과 함께 대통령 전용 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두 기자는 모두 윤 대통령과 가까운 편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특정 언론사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전용기 탑승을 아예 거부한 반면, 친분 있는 기자들만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눈 윤 대통령의 행동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기자 딱 2명만 데리고 가서 1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얘기하는 거나 MBC기자 타지마, 뭐 초등학교 1학년들인가"라며 "'내 거니까 타지마' 이런 식이면 그게 공정한가, 상식적인가"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비행기라는 갇힌 공간에서 특정인만 불러들인 건가"라며 "수많은 기자들이 항의할 거라곤 생각 안 하셨나. 기자들이 뭐라하든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셨나"라고 했다. 또 "김은혜 홍보수석, 이재명 부대변인도 기자 출신"이라며 그들에게 "정상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문제 없다'는 대통령실... "편한 대화 나눈 것, 취재와 무관"

언론사를 편가르듯 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윤 대통령이 '전용기'라는 공적 공간을 사유물처럼 취급한다는 지적은 MBC 탑승 배제 때부터 나왔다. 이언주 전 의원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므로 해외 순방시 탑승동행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대통령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특정 언론이 대통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자의적으로 차별하면 그것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15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 공간"이라며 "따라서 국민의 알 권리를 대행하는 언론에 동등한 취재 기회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했다. 그는 "이를 망각한 대통령의 모습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릇된 인식과 편협한 언론관만 확인하게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유신 시대의 관제 보도를 바라는 것인가. 비판하는 언론은 탄압하고 우호적인 언론만 편애하는 것이 윤 대통령의 언론관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또 다시 '별 문제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발리 현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개인적으로 내용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걸 보도한 언론을 보니 대통령이 평소 인연이 있는 기자를 만나서 이동 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 취재와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세금 갖고 하는 행사인데 편한 대화도 부적절하지 않냐'는 추가 질문에도 "평가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만 했다. 

태그:#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언론관, #권력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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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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