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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시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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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표 용인특례시 조직개편에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현 이상일 시장이 추진하는 조직개편은 반도체 산업을 집중·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일부 조직에 과도한 힘이 쏠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용인시는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지원하기 위한 전담기구로 '신성장전략국'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내놨으나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전담 부서를 신설해 용인을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민선 8기 용인시의 핵심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난항을 겪게 됐다.

당시 의회 측은 해당 부서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비전이 없다는 것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으나 시 간부공무원의 여야 측의 민감한 부분에 대한 정치적 실언으로 정쟁을 유발한 발단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현 특례시의 조직개편은 용인시만의 상황은 아니다. 특례시가 별도 조직을 둘 수 있는 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되면서 수원·고양·창원 등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의 첫 '조직 특례'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이재준 시장은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경제'와 '소통'이라는 두 단어로 압축했다. 그는 기업유치단, 도시총괄기획단, 시민협력국 등을 신설을 통해 자신의 4년 시정구상을 담아 추진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반면 고양시는 경기북부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로 선정되며 성과 중심의 조직 개편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기준 조직 규모는 그대로 두고, 1기 신도시 재건축, 자족기능 강화, 광역교통망 확충 등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도 내년 상반기 기후환경국을 신설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주요 내용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홍 시장은 "안전 부서를 전면에 배치하며 전통시장 화재 대책강화, 대형공사장 안전 점검, 교통안전 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상일표 조직개편과 차이가 있지만 이미 용인시의 조직개편의 필요성은 연구 결과도 나온 상태다. 앞서 경기 용인시정연구원은 17일 정책동향보고서 <YRI FOCUS &ISSUE> 제41호를 통해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관할 구청에는 두 개의 실·국을 설치해 구와 관련된 정책기획 기능과 지역현안 대응 기능, 지역맞춤형 인구정책 수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이상일표 용인시 조직개편에 대해 시의회 측은 일단 표면적으로 해당 부서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비전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제동을 걸은 상태다.

일부 조직에 권한 쏠림 우려 vs 변화 위해 일단 추진해야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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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표 조직개편에 대한 용인시 공무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일부 부서에 권한이 쏠려 우려가 예상된다는 목소리 속에서도 현장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찬·반의 의견을 전한 공직자들이 있었지만 용인시 공무원 노조조차 '응원한다'는 입장의 이례적 성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용인시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11일 '이상일호의 첫 조직개편을 응원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행돼야 하는 당위성 등을 설명하며 이 시장의 조직개편안에 힘을 보탰다.

노조 측은 "시장 당선 이후 첫 조직개편은 시장의 철학을 담고 있다"며 "단체협약 규정에 의거해 노동조합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음에 유감을 표한다"며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이 시장은 "이번 조직개편에 담긴 시장의 비전과 철학에 대해 노동조합이 이해를 하고 격려를 해 주는 데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민선 8기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향후 공무원노동조합의 의견을 더욱 경청하겠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만난 노조관계자들도 "일부 조직에 힘이 쏠리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기존 지지부진해오던 용인시의 추진력을 위해 조직개편을 통한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외된 부서에 대해서도 더욱 배려해야 할 것"이라며 "(조직개편의)효과가 미비할 시 다시 원상태로 복귀해도 되지 않느냐. 일단 변화를 위해 추진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일부 공무원들은 "시장이 핵심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해당 부서에)자신의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시장의 핵심부서 자체에 권한이 쏠리는 것이 아닌 견제를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직개편을 두고 용인시의회는 여야가 엇박자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상일표 조직개편안에 대해 지난 22일에 열린 자치행정위원회 심의에서는 첫 안건으로 상정된 개편안을 두고 의원들은 신설 부서의 역할이 추상적이고 구청장 보좌인력 역시 권한과 책임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등의 질타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안건은 두 번의 정회를 거친 끝에 표결까지 이어졌고 끝내 부결됐다. 이튿날 열린 본회의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일하겠다는 조직개편, 선택과 집중 통해 나아가야"
  
용인시의회 이창식 국민의힘 대표의원(왼쪽)과 김진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오른쪽)
 용인시의회 이창식 국민의힘 대표의원(왼쪽)과 김진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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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용인시의회 여야 당대표의원들은 용인시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8일 이창식 용인시의회 국민의힘 당대표는 "문제점을 미리 지적하며 가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 미리 우려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일을 하겠다는 조직개편 아니냐"며 "2년 후에 검증 받겠다는 거다. 한시적인 부분도 있다.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선택과 집중을 통해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한)신성장산업국도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하도록 가야 한다"며 "시장 부임 후 첫 조직개편이다. (이상일 시장이)일하려는데 날개를 꺾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진석 대표의원은 용인시의 조직개편안이 부결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는 "의회 의원들의 의견이 다 각기 다르다. 지켜보면서 우리 역할을 하자는 전반적분위기"라며 "의회가 (집행부)견제해야 하나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일부 조직에)권한이 쏠리는 부분에 대한 우려는 맞다"며 "(권한에 대한)견제기능이 의회도 있으나 집행부 스스로도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성장산업국은 (반도체 산업 집중·육성에 대한)의지의 표현이나 아직 그 기반이 미흡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해당 조직개편으로 기획조정실, 신성장국이 비대해질 우려로 견제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의회 부결은)어차피 시장이 조직을 만들었으니 향후 보완해가라는 의미"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 방향이 있지만 (시의회는)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잘 정비해 나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특례시는 본청에 한시적인 실·국을 1개 설치할 수 있고, 구청장 정책을 보좌할 4·5급 담당관이 신설될 수 있다. 이에 수원, 고양 등 특례시들은 자신들이 계획한 조직개편을 목표로 신규 조직 신설 방안을 비롯해 조례 개정 방향 등을 추진 중이다. 이후 행안부 협의와 승인, 의회 심의 등을 거쳐 새 조직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별도 조직특례가 반영된 특례시, 민원과 업무량이 광역단체에 비견되나, 기초단체로 지위가 묶인 탓에 공무원 피로도가 상당한 데다 주민 행정서비스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이들 특례시의 조직개편은 민·관 모두에게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용인시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로서의 조직특례 기구로 1국 추가 설치와 3·4급 구청장 보좌인력으로 1개 담당관 신설이 가능해짐에 따라 제2부시장 산하 신성장전략국을 신설한다. 자치행정실은 기존 5과에 제1부시장 직속 정책기획관, 청년담당관, 법무담당관을 포함, 행정력을 강화한 기획조정실로 재편된다. 이에 1국 5과 13팀이 신설되고 1과 3팀이 폐지돼 2실 7국 1단 57과 231팀으로 조정됐다.

한편, 용인시의회 여야의 불협화음 속 제동이 걸린 용인시의 조직개편안은 내용을 일부 조정해 오는 19일 개회하는 임시회에 다시 제출된다.

태그:#용인시, #용인시의회, #이상일, #반도체클러스터 , #플랫폼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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