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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8개월 가까이 도피했다.
▲ 인천공항 도착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8개월 가까이 도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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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2-01-17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압송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가 17일 귀국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수원지검으로 압송됐다. 횡령·배임, 대북 송금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뇌물 수수, 그리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입장에서는 이들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귀국 직전인 지난 15일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임·횡령 관련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면서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 관계에 대해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는데 내가 그 사람(이재명 대표)을 왜 만나냐, 그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초토화됐는데"라면서 "전화통화도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귀국을 계기로 쌍방울그룹 사외이사 구성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16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이 쌍방울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단독 보도를 내놓았고, 사설을 통해서는 "이 대표의 변호인 출신이거나 캠프에 있었던 사람이 쌍방울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지낸 적이 있어 의구심을 키워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김성태 전 회장이 쌍방울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2010년부터 최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외 이사 이력 조회가 가능한 쌍방울 그룹 7개사를 대상으로 검사·판사·변호사 등 법조인이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봤다. 그 결과 모두 23명의 법조인이 쌍방울·비비안·광림·SBW생명과학·아이오케이컴퍼니·디모아·미래산업 등의 전·현직 사외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1명은 검사나 판사 경력이 없었고, 검사 출신인 경우가 무려 9명(판사 출신 3명)이나 확인됐다. 또한 검사 출신 인사들 대부분은 최근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쌍방울그룹에 영입됐는데, 그중 7명이 2021년 1월∼2022년 9월 사이 자진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공시 기준 검사 출신 현직 사외이사는 1명이다. 이들 중에는 검사 시절 김성태 전 회장 측을 직접 수사했거나 과거 쌍방울 주가 조작 사건 등에서 김 전 회장 측을 변호한 경우도 있었다. 다음은 이들 9명의 프로필과 사외이사 선임·사임 시기를 정리한 것이다. (가나다 순)

[검사] 김영현·김인숙·송찬엽·신언용·양재식·오현철·이건령·이남석·이태형 전 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17일 오전 취재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17일 오전 취재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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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사법연수원 29기다. 금융감독원 법률자문관,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 대검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 2팀장, 전주지검 정읍지청장,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대구고검 검사 등을 역임했다. 2021년 3월 변호사 개업을 했고, 같은 달 비비안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9월 자진사임했다. 

김인숙. 사법연수원 38기다. 서울중앙지검, 광주지검 순천지청, 청주지검, 서울동부지검, 대전지검 등에서 검사로 일했다. 2020년 8월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21년 3월 디모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2월 자진사임했다. 

송찬엽. 사법연수원 17기다.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공안1과장, 부산지검 1차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서울고검 차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17년 2월 SBW생명과학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9월 자진사임했다. 

신언용. 사법연수원 8기다. 광주지검 형사1부장,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 광주지검 차장, 의정부지청장, 서울고검 검사 등을 역임했다. 2004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20년 5월 미래산업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5월 자진사임했다. 

양재식. 사법연수원 21기다. 광주지검 부부장,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의정부지검 형사2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2011년 3월부터 변호사로 일하다가 그 해 8월 쌍방울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박영수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대표변호사로 있었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2013년부터 일했다. 2016년 박 전 특검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보로 일하면서 2016년 12월 사외이사직을 자진사임했다.

오현철. 사법연수원 29기다. 서울남부지검에서 형사4부장, 금융조사1부장 등으로 일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 서울남부지검 2차장을 역임했다. 2021년 3월 변호사 개업을 했고, 그 해 9월 광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건령. 사법연수원 31기다. 법무부 공안기획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쳐 부산지검 부부장, 대검 검찰연구관,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9월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21년 5월 아이오케이컴퍼니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8월 자진사임했다.

이남석. 사법연수원 29기다. 대구지검, 춘천지검 원주지청, 의정부지검, 서울중앙지검,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검사로 일했다. 2012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20년 3월 쌍방울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2월 자진사임했다. 

이태형. 사법연수원 24기다. 부산지검 부부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의정부지검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7월 변호사 개업을 했고, 2019년 12월 비비안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1월 자진사임했다. 

[특이사항] 대장동 일당이 '신의 한수'로 꼽았던 양재식과 김영현의 공통점'
 
2013년 8월 20일 당시 문찬석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수사단 출범 100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 전 단장은 2020년 2월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시한 사항을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비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3년 8월 20일 당시 문찬석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 수사단 출범 100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 전 단장은 2020년 2월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시한 사항을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비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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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양재식 전 검사다. 박영수 전 특검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체에 1천억원이 넘는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 조우형의 변호를 박 전 특검과 함께 맡았다. 최근 전문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에서 대장동 일당들이 "신의 한 수"로 꼽았던 인물이다. 

그런데 2022년 11월 SBS는 '끝까지 판다' 보도를 통해 불법적인 경영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 신분으로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성태 전 회장 측 변호를 직접 맡았던 인물로도 양 전 검사를 지목했다. 당시 보도에서 양 전 검사는 "사외이사를 하기 전 쌍방울이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일"이란 이유로 부적절한 행위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2010년 3월∼4월에 이른바 주가 조작꾼들과 김 전 회장이 짜고 차명계좌를 이용한 통정매매 등으로 시세 조종을 해서 30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취한 사건이다. 2013년 6월 금융감독원의 긴급 조치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출범한다. 

이때 수사단에 합류한 이가 김영현 전 검사다.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시절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팀장으로 파견돼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직접 수사를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은 구속기소됐고, 2018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는다. 그로부터 3년 여 만에 자신이 구속시켰던 김 전 회장과 사외이사 신분으로 엮였던 것이다. 

이태형 전 검사는 앞서 알려진 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소송을 담당한 변호사다. 이재명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이었다.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이 전 검사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형 전 검사와 같은 법무법인 엠 소속이었던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김인숙·이남석 등이다. 이들 두 사람은 현재 법무법인 영동 소속 변호사다. 법무법인 영동은 배성훈 전 대검 형사1과장이 지난해 7월 검찰을 떠난 후 설립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변호로 잘 알려진 법무법인 율우 소속 검사 출신 전·현직 사외이사는 2명이다. 법조인 정보 DB서비스 '한국법조인대관'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오현철 변호사와 이건령 변호사가 율우 소속이다. 율우에는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의 요양 급여 부당 수급 혐의를 수사했던 박순배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부장검사도 소속돼 있다.

[관련기사] 윤 대통령 장모 수사한 검사가 지금 있는 곳 → '친윤로펌' (https://omn.kr/220bq)

태그:#쌍방울 사외이사, #김성태, #양재식, #김영현,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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