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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3년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3년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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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것과 관련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올 한 해 국내 금융 회사의 지배 구조와 이사회 구성 요건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혀 사실상 회장 선출 방식의 적정성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 원장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2023년도 업무계획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에 오른 후보들 모두 훌륭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그런데 저를 포함해 누구도 (금융 회사의) 지배 구조나 내부 통제 관련해 모든 게 성숙 단계에 이르러 개선할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금감원, 금융사 지배구조 들여다본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업무계획에서 금융 회사와 관련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지배 구조 개선, 금융 회사 이사회와 금융 당국의 직접 소통 강화, 경영진의 성과 보수 체계 변경 등이다. 

먼저 금감원은 국내 금융 회사의 회장 선임 절차가 세계적인 기준에 비해 미흡하다고 보고 각 회사가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등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CEO를 포함한 내부 인사들을 선임할 때 개인의 역량과 적정성을 시간과 내용 측면에서 심도 있게 검토한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사례를 언급하며 "금융지주가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업무 범위나 중요성에 비춰볼 때 (회장 추천이) 블랙박스 안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라며 "롱리스트(차기 회장 1차 후보군)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인지, (각 리스트 결정 시)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문제 의식"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롱리스트를 정할 때 헤드헌팅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럼 외부 헤드헌팅사에 금융지주를 맡기겠다는 뜻이냐"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1월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롱리스트를 추리는 과정에서 헤드헌팅 업체 2곳으로부터 외부 후보 10명을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인지와 관련해, 이 원장은 "모든 것들을 규제한다거나 입법 방식으로 처리하기 보단 불거졌던 문제의식들을 전제로 새로 구성될 이사회에서 자율적으로 구조를 선진화 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역대급 성과급 잔치에 "자중하라" 메시지 보낸 금감원장

이번 업무계획에 따라 앞으로 금감원은 각 은행, 지주 등 금융 회사 이사회와 직접 소통도 늘릴 계획이다. 이 원장은 "은행이나 지주 내부에도 내부 통제를 제재할 전담 팀이 있지만 그 팀만으론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며 "CEO나 이사회 수준의 통제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만큼 그런 측면에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금융 회사를 주무르는 관치금융 상황이 될 우려도 제기됐는데, 이 원장은 "이사회 면담을 정례화하고 그 소통 방식과 내용을 공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출 금리는 높고 예금 금리는 낮은 상황에서 각 은행·지주 경영진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사실상 '자중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단기 성과 보단 중장기적인 시각을 감안해 성과급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우수한 임직원들이 회사 성장에 기여해 (성과급을 얻게 된) 측면도 있지만, 일부 고위급의 성과 규모가 수억원 이상이라는 게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며 "캐피탈사는 작년에 금융시장이 혼란할 때 금융 당국이 채권시장안정펀드로 시장을 받쳤고, 증권사 역시 자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상황에 금융 당국에서 역할을 하는 등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도 올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걸로 보여, 작년에 10조 이상 발생한 영업이익을 오로지 주주와 임원들의 성과만으로 배분하는 게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과실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이복현, #금융감독원, #우리금융,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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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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