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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2대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남구준 현 본부장의 임기는 25일까지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2대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남구준 현 본부장의 임기는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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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4일 오후 4시 40분]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정상화법을 무력화시켜 검찰 기득권을 복원하고, 검사를 국가수사본부장에 앉혀 진정한 '검(檢)주국가'를 완성하려는 것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특수통'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를 경찰 국가수사본부(아래 국수본) 2대 본부장에 임명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출범한 경찰 국수본이 '경찰 수사권 독립'을 대표함은 물론 관련된 실질적 권한을 지니고 있는데,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검사 출신을 새 수장으로 앉힌 것은 사실상 검찰이 다시 경찰 수사권을 장악하겠다는 포석 아니냐는 비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순신 전 검사는 (법무부장관) 한동훈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윤석열 검사 밑에서 근무한 대표적 '윤석열 사단'"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은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립해서 경찰 인사를 장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총경들은 인사보복하며 경찰 권력 장악 1단계를 시행하더니 이번엔 국수본부장에 검사 출신을 임명하며 경찰 권력 장악 2단계를 시행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상징적인 결과물로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독립조직이고 국수본부장은 개별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 경찰 수사의 최고 책임자"라며 "이런 국수본부장 자리에 전직 검사를 임명한 것은 경찰을 검찰 아래 두겠다는 뻔한 얕은 수일뿐만 아니라 검찰의 불합리한 기소 남용을 방지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전진시킨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전면 퇴행시키는 비열한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윤석열 정권은 주요 사정기관에 검찰 출신들을 보내 대한민국을 검찰국가로 만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구체적으론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에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순천지청장,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서울 북부지검 형사2부장,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김남우 전 서울동부청 차장 등 검찰 출신이 정부 요직을 모조리 장악하고 있다"며 "정권에 충성하면 상을 주고, 정권에 반대하면 벌을 주는 '윤석열 정권 방탄 수사'를 국민들께서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 출신 국수본부장 임명은 잘못된 인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내무부 치안본부의 부활과 검찰국가 건설이 아니라면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 임명을 철회하고 공정과 정의 그리고 국민 상식에 맞는 인사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부 모든 자리를 검사들로 채우려는 건가"
대통령실 "절차상 이상 없다... 모집해서 심사하고 추천해서 대통령 재가"

 
지난 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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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브리핑을 통해서도 "아무리 검찰공화국이라지만 정부의 모든 자리를 온통 검사들로 채우려는 것입니까?"라며 국수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정순신 본부장 임명은) 경찰을 한낱 검찰의 수하로 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며 "윤석열 정부가 진정 원하는 것은 대체 무엇이냐. 검찰을 앞세워 국민의 일상을 손아귀에 틀어쥐려는 욕망이냐"고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정순신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다. 정 변호사의 뜻은 경찰에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뜻으로 읽힐 것"이라며 "이런 인물을 국가수사본부장에 앉힌 것은 경찰 조직을 권력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심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경찰이 (국가수사본부장) 모집을 해서 심사하고 최종적으로 그분(정순신)을 추천해서 대통령이 재가한 것"이라며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절차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에 대해서 잘 아는 분이고, 수사를 잘하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사법연수원 27기로 윤 대통령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또 2014년 인천지검 특수부장을 지냈고 2016년 국정농단 의혹 수사에도 참여했다. 경찰청은 지난 17일 국수본부장 모집 지원자를 심사한 결과, 지원자 3명 가운데 정 본부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경찰 국가수사본부장, #검경 수사권 조정, #윤석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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