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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이 23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국정원 직원이 동영상 촬영하자 조합원한테 들켜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은 현장에서 나온 신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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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직원이 민주노총 경남본부 기자회견장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언론사 기자를 사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국정원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한 데 이어, 경상남도경찰청 기자단은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마련을 요구했다.

경남경찰청 기자단은 27일 성명을 통해 "국정원의 한 직원이 (경남본부 기자회견을) 촬영하다가 노조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기자라고 밝혔다"며 "현장을 취재 중이던 다수의 기자는 국정원 직원의 기자 사칭을 직접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현장을 떠나기 전 국정원 책임자도 '해당 직원이 당황해서 기자를 사칭한 것 같다'라고 인정했고 이는 녹음파일로 그대로 남아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주대낮에 수십 명의 눈과 귀가 이를 목격했지만, 국정원은 '기자를 사칭한 적이 없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의 기자 사칭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라 지적했다.

기자단은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국정원 직원이 몰래 촬영한 것은 민간인 사찰에 해당하는 일"이라며 "기자를 사칭한 것은 민간이 사찰을 합법화시키고, 앞으로도 '기자사칭'을 그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실이 만연해지면, 취재 영역의 제한은 물론, 언론 자유의 위축은 자명한 일이다"라 우려했다.

이어 국정원에 ▲ 사건 진상규명 ▲ 국정원장의 공식해명과 사과 ▲ 관련자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시민사회에도 국정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남석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간섭을 못하게 돼 있다. 노동단체의 기자회견에 신분을 속여서 영상 촬영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국정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국정원 직원의 기자 사칭은 간첩보다 더하다. 공무원들이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들인데, 자기 신분을 속이면서 하는 것은 사기다.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무리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위기일지 모르지만, 간첩을 조작하듯이 자기 신분을 조작해서 그 역할을 하는 게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냐. 말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국정원·경찰이 민주노총 경남본부 건물 안으로 들어가 금속노조 경남지부 간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건물 앞에서 국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때 국가정보원 한 직원이 촬영을 하다가 민주노총 경남본부 간부에게 적발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간부는 "언론사 기자가 맞느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신분 확인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국정원 직원의 몸과 가방 속에서는 신분증과 '국가정보원'이라고 새겨진 옷이 나왔다.

이날 늦은 오후 국정원 관계자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해당 직원에 대해 "당황해서 기자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정원 대변인실은 해당 직원이 "기자라고 사칭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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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권위기탈출용 공안탄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2월 27일 오전 경상남도경찰청 마당에서 “폭력적 노조탄압, 민간인 사찰 국가정보원 처벌하라. 국가정보원 거짓 비호 경찰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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