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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8개국 15개 도시에서 글로벌 촛불 집회가 열렸다. 15일, 독일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보훔을 시작으로 16일에는 뉴욕, LA, 시애틀, 보스턴, 샬롯, 서울, 부산, 나고야, 자카르타, 시드니, 취리히, 에버리티스 등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를 비판하고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16일 오후 1시(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와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글로벌 촛불집회'에서는 세계시민 215만여 명의 서명이 유엔 본부에 전달되었다. 뉴욕 집회는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을 비롯하여 뉴욕, 뉴저지, 워싱턴DC의 한인단체, 해외촛불행동 등 다양한 시민 사회 단체들이 연대가 돋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이수진(비례),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 한국의 야당의원들을 비롯하여 박석운 진보연대대표, 김춘이 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김영철 전국어민총연합회장 등 시민사회 대표들도 참석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 '꽃들에게 희망을'의 작가인 트리나 폴러스(Trina Paulus, 92세)씨도 참석하여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였다.
  
한국의 어민을 대표하는 김영철 전국어민총연맹 집행위원장은 뉴욕 집회에서 "일본정부의 핵폐수 투기로 한국어민의 피해는 이미 시작되었다"며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하였다. 

이용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의 근거가 된 IAEA의 검증평가는 정화장치 성능검증과 시료검증 정합성이 부재한 엉터리 검증이었다"며 "일본 정부는 쓰리마일, 필그림, 인디언포인트 등의 사고 대응을 참고해 해양투기보다 더 안전한 원전오염수 처리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뉴욕 허드슨강에 폐원전 오염수 방류를 금지한 뉴욕주의 사례를 참고해, 이웃인 뉴저지주를 비롯한 미국의 주정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사고 폐원전 오염수 문제에 적극 대응해 줄 것을 미국 정치인들에게 제안했다"라고 미국 정치권의 역할을 촉구했다. 

강은미(정의당) 의원은 "콘크리트 몰타르 방식, 대형탱크를 이용 등 안전하게 육지에 보관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며 "UN SDGs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지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이 있다면 일본 정부의 불법적인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세계적 작가인 트리나 폴러스씨는 "한국은 일본의 해양투기에 단호히 반대해 줄 것을, 일본은 해양투기외의 다른 대안을 강구해 줄 것을, 세계시민과 각국 정부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요구를 지지해 줄 것을, 유엔회의는 각국을 설득하여 이 해양과의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를 모색해 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정책전문가 이븐 굿스타인 부총장은 "일본의 행동이 바다를 핵폐수 투기장으로 만드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즉각 대응을 촉구하였다. 마지막으로 김춘이 공동운영위원장은 "평화로운 태평양에 핵폐수가 흐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적인 시민 촛불집회를 조직하자"고 제안하였다.

뉴욕 집회는 미국의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들은 17일에 열린 세계기후행진에도 참가해 국제적인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켰으며, 뉴욕타임스 등이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는 운동가들의 요구를 보도했다.
 
앤디김 연방하원의원(위 가운데)과 고든 존슨 뉴저지주상원의원(아래 왼쪽 두번째)을 만나 연방과 주 차원에서 일본의 반인륜적 핵폐수 투기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 야당의원들 및 시민사회대표들의 국제활동?? 앤디김 연방하원의원(위 가운데)과 고든 존슨 뉴저지주상원의원(아래 왼쪽 두번째)을 만나 연방과 주 차원에서 일본의 반인륜적 핵폐수 투기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 박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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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당과 시민사회 미국방문단의 국제연대 활동

한편, 한국의 야당과 시민사회 미국방문단은 뉴욕 집회 참석 전 원전냉각수의 하천방류 금지입법이 시행되기도 한 바 있는 뉴욕주의 인디언포인트 원전을 돌아봤다. 이후 뉴저지주 고든 존슨 주상원의원과 앤디김 연방하원의원을 만나 주와 연방 차원에서 일본의 반인륜적 핵폐수 투기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앤디김 미국 연방하원의원과 만난 이용선, 강은미 의원은 면담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의 근거가 된 IAEA 보고서가 환경과 건강에 대한 영향평가를 배제하고,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태평양 인근 국가들의 이익은 고려없이 일본의 이익만 평가한 보고서로 기본적인 원칙조차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연대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앤디김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문제에 대해 알리기 위해 찾아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내용과 상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든 존슨 미국 뉴저지주의회 상원의원을 만난 이수진 의원은 허드슨강에 원전폐수 방류를 금지한 뉴욕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허드슨강을 공유하는 뉴저지 주지사와 연방의회, 미연방정부 등에도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고든 존슨 뉴저지주의회 상원의원은 위의 제안에 더해 뉴욕주, 메사추세츠주의 사례 등을 참조해 뉴저지 내 8기의 원전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원전오염수 문제 대응에 지역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면담에 참여한 이븐 굿스타인(Eban Goodstein)미국 바드칼리지 부총장은 앤디김 미 하원의원, 고든 존슨 뉴저지주 상원의원 면담에 대해 "두 정치인이 더 많은 자료를 요청하는 등 강하게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하며, "사안을 파악하고 후속대응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면담이었다"고 덧붙였다. 

'태평양 장례식'도 열려

16일, LA 촛불행동은 반핵, 환경단체들과 함께 '태평양 장례식'과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핵폐기물 등 많은 오염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생명의 근원인 바다와 바다생물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살리자는 의미의 장례식이라고 전했다. 

LA 촛불행동과 해양환경보호 단체인 해양보건협동조합(Ocean Health Cooperatives)이 공동주관한 이 집회에는 코드핑크(Code Pink), 지구의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시토피아(Seatopia), Green4EMA, Ocean Vision Legal 등 10여개의 반핵, 환경단체들이 참여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한 촛불집회에 반핵, 환경단체들도 연대. 푸자샤마(우중), 제니케링턴(우하) 씨가 연대 발언했다.
▲ 16일,?촛불집회 및 태평양장례식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중단을 위한 촛불집회에 반핵, 환경단체들도 연대. 푸자샤마(우중), 제니케링턴(우하) 씨가 연대 발언했다.
ⓒ LA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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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중 한명인 제니 캐링톤(Jenny Carrington) 우리는 어머니 지구(We Are Mother Earth)대표는 지난 1년여간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반대운동을 펼쳐왔다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온 인류와 다음세대들을 생각해서 지금이라도 해양방류를 중단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함께한 또 다른 환경단체 키스톤 종 연합(Keystone Species Alliance)의 푸자 샤마(Pooja Sharma) 정책이사는 "핵폐수 해양방류는 생태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 담비와 산호초 등 키톤 종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칠것이다"라며 "바다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일부인 바다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10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는 해변에 놀러온 시민들도 함께 촛불을 들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세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집회는 저녁 8시 촛불집회로 마무리가 되었다. 다양한 인종과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가운데 음악과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어진 색다른 집회였다.

스위스 취리히, 호주 시드니 등에서도 동포들과 현지인 수십여명이 참가하여 전단지를 나누고 피케팅을 하는 등 촛불 집회가 열렸으며, 집회 후기들이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미국 워싱턴, 시애틀, 독일 베를린, 프랑크프루트, 복훔, 스위스취리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보스턴
▲ 8개국?15개 도시에서 글로벌 촛불 집회 호주 시드니, 미국 워싱턴, 시애틀, 독일 베를린, 프랑크프루트, 복훔, 스위스취리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보스턴
ⓒ 해외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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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재미 한인 교수와 연구자들의 1차 릴레이 단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 토쿄전력은 자국민은 물론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끝내 태평양에 무단 투기하기 시작했다"라며 "이 방류수는 정상적인 핵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냉각수를 보내는 '방류'가 아니라 자국내 위험 물질을 손쉽게 처리하기 위해 자행한 이기적인 '무단 투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IAEA는 온 인류와 해양생태계가 이용하는 공동해양에 위험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하는 행위에 대해, 과학적 안정성이 확인되었다는 명분으로 일본에 면죄부를 주었다"라며 "재미 한인 교수와 연구자들을 너무나 부끄럽게 하는 것은, 국민들의 우려와 비판 여론을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매국 행위와 정치권의 천박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인 교수와 연구자들은 2023년 8월 24일이 인류 재앙의 시작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안전의 역사적 계기가 되는 날로 바꾸기 위해, 우리가 너무도 당연히 먹어왔던 모든 먹거리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그리고 일본과 도쿄전력의 방사능 오염수 무단 해양 투기를 전면 중지하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 오늘부터 릴레이 단식 투쟁에 나선다"라며 "전 인류와 해양생태계의 공동우물에 방사능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반지구적, 반인륜적 행위에 단호히 저항한다"라고 밝혔다. 

태그:#글로벌 촛불집회, #후쿠시마 핵폐수, #뉴욕, #엘에이, #태평양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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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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