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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게이트에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여당은 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의 합당 추진, 그리고 내각 개편과 관련해서 박지원 씨의 비서실장 재기용 추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 한번의 3당 합당?

민주당의 중도개혁포럼과 일부 대선주자들이 2월 중에 민주당과 자민련, 그리고 민국당을 합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머릿기사로 보도했습니다.

3당의 추진 세력들은 *대통령 선거 승리 뒤 1년 이내 내각제·이원집정제 또는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 추진 *집단 지도체제 등을 조건으로 합당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신당의 임시대표는 한광옥 민주당 대표가 맡고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신당의 명예대표를 맡습니다.

그러나 노무현·김중권 고문은 "득표를 위해 정책적 정체성이 다른 정당과 인위적으로 합치는 것은 민주당 쇄신의 성과를 훼손하는 야합"이라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고 김근태 고문도 대선승리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체성 혼란의 문제점을 들어 김한길 전 장관에게 유보적 태도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합당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정계개편을 하든 뭘 하든 그건 당이 알아서 할 일이고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정부의 개혁이 좌초할 때마다 사람들은 연합정권의 한계를 말했습니다. 단지 표를 위해서 전혀 성격이 다른 두 당과 정책연합도 아닌 합당을 한다는 것은 과거 '지역등권론'의 강화된 재판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선거의 승리를 위해 다시 한번 과거의 우를 되풀이하겠다는 것이죠.

청와대, 박지원 씨 비서실장 검토

이번 주 안에 대규모 개각 및 비서실 개편이 이뤄집니다. 이에 따라 이한동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들이 29일께 일괄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관계자는 27일 "김 대통령이 최근의 잇따른 비리사건과 관련, 민심을 달래고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조기개각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는 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 김영환 과학기술부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대부분 퇴진해서 탈정치형 내각이 출범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총리의 거취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박지원 씨는 민주당의 인적 쇄신 파동 때 표적이 됐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최근 민주당의 한화갑·정동영 상임고문과 정동채 의원 등 과거 "권노갑·박지원 퇴진 투쟁"에 앞장섰던 인사들에게 이런 방침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27일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신기남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박 전수석의 청와대 복귀 움직임은 정치 차원에서 볼 때 자살 행위"라며 박 전 수석 복귀에 대한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박 전 수석은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복귀한다는 움직임은 전혀 없으며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뭔가 변화해야 한다는 건 맞지만 그 방향이 거꾸로 가는 것이어서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이형택 씨 내일 소환

이용호 씨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27일 보물발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이르면 28일에서 29일 사이에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특검팀은 이 씨가 국가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관련자들한테서 이득을 챙긴 혐의를 잡고 이를 확인하는 대로 처벌할 방침입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전 전무가 2000년 8월에 강원도 철원에 있는 임야 2만7천 평을 두 배 이상의 값으로 판 점에 주목하고 이 전 전무가 로비를 대가로 1억5천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팀은 이 토지거래가 이용호 씨의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 발행, 삼애인더스의 보물발굴사업 인수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씨에 대한 소환조사 뒤인 이번 주말께 특검팀은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을 불러 이 씨의 부탁을 받고 엄익준 전 국정원 2차장을 소개해 준 과정과 다른 청와대 인사의 개입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또 국정원과 해군의 관련인사에 대해서도 일단 서면조사를 실시한 뒤 필요할 경우 직접 소환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특검팀은 이형택 씨와 보물선 발굴업자들이 고위층 가족의 이름을 거명하고 다녔다는 첩보의 사실 여부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일보는 특별검사팀이 국군정보사령부도 보물 발굴사업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부시 방한 때 F15기 100대 구매 압력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오늘 2월 19일에서 20일까지 한국을 방문할 때 미국 보잉사의 F15 전투기를 구매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F15는 전투기의 '스텔스화'로 미국 내 수요가 감소, 미국 국방부의 발주규모가 현재 10대에 불과하며 미군용으로는 이것이 마지막 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F15 생산라인의 폐쇄 가능성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미국으로선 한국을 안성맞춤의 고객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차기 전투기 입찰에는 F15와 함께 러시아의 '수호이', 영국·독일 등이 공동생산하는 '유로파이터', 프랑스 '다소'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군 공군협회는 성능 면에서 유럽의 전투기들이 F15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기술이전 면에서도 유럽쪽 전투기들이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 무기체계와의 연관을 생각하면 F15가 유리합니다. 어쨌든 적어도 이런 계약은 수요자가 유리한 협상입니다. 정부가 서둘러서 결정할 일이 아닌 거죠.


대졸자 일자리 4년간 29만 개 감소

취업을 앞둔 대졸자에게 인기가 있는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산업 등의 일자리가 최근 4년간 152만6천 개에서 123만7천 개로 29만 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30대 재벌기업의 일자리는 90만3천 개에서 70만2천 개로 20만여 개 줄어들었습니다. 한국 노동연구원이 펴낸 '청년층 노동시장 구조변화와 특징'에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또 연구원은 대기업들에서 신규 대졸자보다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이들 주요 기업의 신규 대졸자 채용률이 지난 96년 65%에서 2000년에는 26%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최근 6년간 대졸자 수 추이를 보면 지난 95년 32만4천 명에서 지난해 47만3천 명으로 15만 명이나 증가했고 일반계 고교생의 대학진학률도 지난해 85%까지 높아지는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동연구원은 "대졸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나 오히려 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수는 크게 줄어들어 청년층의 취업난이 더 심각해 보인다"며 "대졸자를 위한 신규 고용창출 노력을 강화할 것과 이른바 인기있는 직장만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미국 엔론사의 존 클리퍼드 백스터 전 부회장이 25일 숨진 채로 발견됨으로써 '엔론게이트'의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최고 책임자인 딕체니 부통령에게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의회 산하 회계감사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가 입수되지 않으면 곧 체니 부통령을 고소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미국의 아프간 전쟁이 4개월에 이르며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미국의 해외파병 및 군사시설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에게 다시 반기를 들었습니다. 미 언론들은 "파월 장관이 대통령에게 (아프가니스탄 포로의 지위에 관한) 결정을 재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지난 18일 알카에다 조직원과 탈레반 전사를 '불법적 전투원'이라고 규정한 부시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것입니다.

- 이스라엘 예루살렘 도심에서 27일 낮 또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서 최소한 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습니다.

- 일본정부가 미국 쌀을 담은 부대에서 허용치를 초과하는 납성분을 발견하고 미국에서 수입한 쌀의 판매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수입 쌀에 대해서는 검사를 해왔지만 쌀 부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외교

-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으로 지난 해 기소된 뒤 10개월째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미8군 34지원단 영안실 전 부소장 앨버트 맥팔랜드에게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했으나 미군쪽이 이를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미군이 한국의 재판관할권을 부인하고 있는 겁니다. 소파의 합의의사록에는 평화시 미군속 및 가족에 대한 재판권은 한국이 갖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 윤태식 씨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은 27일 이상희 한나라당 의원과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장관 등 여야 의원 2명을 28일 오전 자진출두 형식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

-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노조에 이어 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가 지난 26일 전격적으로 파업찬반투표에 들어갔습니다. 현재의 쟁점은 임금부분 보다는 추가구조조정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조건으로 한 행정자치부의 단체교섭 지침입니다. 중앙일보는 두 노조 조합원의 상당수가 파업강행을 지지하는 분위기여서 다음 달 4일부터 공동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 교통대란 오나" (중앙일보)

- 제주도에 내국인 면세점이 개설됩니다. 재정경제부가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르면 제주도에 오는 10월께 면세점이 개설돼 내국인도 1인당 1회 300달러 한도 내에서 연 4차례 담배, 주류, 화장품 등을 면세로 살 수 있습니다. 또 제주도 골프장에 대해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감면해 평일 비회원 골프장 이용료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 한남대 역사교육과 한창균 교수는 충북 옥천 대천리 신석기시대 집터에서 발굴한 유물을 조사한 결과 쌀·보리·밀·조·콩 등 오곡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교수는 "탄화곡물의 종류로 볼 때 5천 년 전에 이미 오곡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며 농경문화의 기원을 1000년 이상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유물이라고 밝혔습니다.

- '디스' '타임' 등 24종의 국산 담뱃값이 내달 1일부터 한 갑당 평균 200원씩 오릅니다. 또 일본산 담배인 '마일드세븐'과 미국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라이트', '버지니아 슬림' 등도 한갑에 200원 가량 값이 오릅니다.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

- 면접 전날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하느라 이화여대 면접에 지각해 불합격했던 소녀가장이 마침내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경희대는 화제의 주인공 김희정 씨가 경희대 수원캠퍼스 국제경영학부에 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는 김 씨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4년간 장학금과 기숙사를 주기로 했습니다.

- 1999년초부터 6급 이하 공무원들이 결성하기 시작한 공무원 직장협의회(공직협)가 공무원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공직협 2년 "아랫물 맑아진다"" (한겨레신문)

공직협의 경우는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공무원 노조가 공직 사회의 비리와 부정을 막아내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공무원 노조의 건강한 측면을 바로 봐야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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