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신도가는 배는 어선도 아닌데 갈매기들이 쫓아옵니다. 인간들이 만든 과자에 중독된 불쌍한 갈매기들이지요.
ⓒ 김종성
인천에는 한 몸이지만 세 개로 이루어진 재미있는 섬이 있습니다. 세 개의 섬들이 거의 근접하고 있어 짧은 다리로 연결돼 있지요. 한나절 걸어다녀도 될 작은 섬들이지만 각자 신도, 시도, 모도라는 이름도 있답니다.

작고 아담한 섬답게 동네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더욱 좋은 건 섬이 크지 않고 일주도로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섬내 마을버스나 자전거로 여행하기에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 배에 가까이 날아 다니는 갈매기들이 신기하기만 한 어린아이의 표정이 귀엽습니다.
ⓒ 김종성

▲ 섬마을이 발전하면서 이제 양조장에서는 막걸리를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 김종성

▲ 시도가는 연육교에서 보이는 바닷가 바위에 멋지게 설치해 놓은 작품
ⓒ 김종성
영종도 삼목항에서 배를 타면 인간들의 과자에 중독된 수십 마리의 갈매기떼들이 몰려 듭니다. 떠난 지 채 10분이 안 되어 맨 처음 도착하는 섬이 신도입니다. 신도에서부터 동네 육교 같은 짧은 다리로 연결된 시도와 모도가 일주도로를 따라 이어집니다.

전형적인 섬마을 농촌풍경과 밀물과 썰물의 서해바다를 볼 수 있고 동네 곳곳에 찾아온 봄 풍경이 좋습니다. 시끌벅적하게 스피커를 켜놓은 노래방이나 커다란 가든식당들이 아직 없어서 그런지 한적한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시도에 들어서면 많은 자전거들이 주차된 경로당이 보입니다. 마을에 온 관광객들을 위해 이 마을 할아버지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시는 자전거 대여소입니다. 체인에 기름칠이 잘되어 있는 자전거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2시간에 2천원이며 손님이 별로 없는 날에는 하루종일 빌려준 답니다. 섬에 있는 펜션이나 민박집에도 자전거들이 필수적으로 있어서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빌려줍니다.

마을버스는 섬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들을 태우고 세 개의 섬 곳곳을 구석구석 다닙니다. 섬 마을 버스여행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 정류장마다 매시 4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 갯벌이 인상적인 썰물의 바닷가 풍경. 쭈꾸미나 낚지를 잡는 그물망도 보이네요.
ⓒ 김종성

▲ 모도에 있는 낚시꾼들이 많은 갈대습지와 수상가옥처럼 지은 집
ⓒ 김종성

▲ 모도의 아담한 바닷가 배미꾸미 해변에는 이렇게 독특한 조각작품이 많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라는 영화에 많이 나왔어요.
ⓒ 김종성

▲ 섬마을답게 염소, 거위, 닭등을 키우는 데가 많습니다. 염소의 동공은 재미있게도 타원형이더군요.
ⓒ 김종성

▲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소금창고와 염전이 있습니다. 정제가 안 된 건강한 천연소금을 판매도 합니다.
ⓒ 김종성

▲ 바닷가에서 자전거와 함께 휴식중입니다. 저 앞에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도 보입니다.
ⓒ 김종성
예전에 히트했던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세트장도 있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에도 나왔던 섬이라고 해서 그런지 서서히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언덕이나 산중턱에 콘도와 펜션들이 들어서고 있는 중입니다. 주민들도 잘살고 섬마을도 발전하고 있는 건 좋지만 도시의 시끄러운 유흥가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껏 인천공항 가는 민간자본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승용차 왕복 1만3000원)를 내고 가야했지만 최근에는 섬에 가는 교통편이 다양해졌습니다.

새로 생긴 영종공항 가는 전철을 타고 운서역(화물공항터미널역)에서 내려 삼목항까지 가거나, 영등포역이나 당산역 앞에서 301-1번 좌석버스 혹은 동인천역 바로 앞에서 좌석버스가 삼목항까지 바로 갑니다.

승용차를 가지고 가도 삼목항옆 공터에 무료 주차가 가능하니 몸만 가볍게 배에 올라도 되겠습니다(배삯 왕복 1인당 3200원). 재미있는 것은 신도로 떠나는 삼목항에서는 배삯을 안 받고 돌아올 때 왕복료를 받습니다. 섬에서 아예 살면 배삯을 안 받겠다는 뜻인 것 같아서 웃음이 났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가지고 배를 탔는데 다른 항구와는 달리 자전거 배삯을 따로 추가하지 않더군요. 자전거로 하는 섬여행을 환영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서 또 흐뭇한 웃음이 났습니다.

따뜻한 봄햇살을 즐기며 바닷가는 물론 아직은 풋풋한 시골 정경이 남아있는 세 개의 섬에서 여가를 보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나만의 여행지' 응모 기사입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