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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입구에 달린 간판, '운산의 자전거방'. 간판만 봐서 여기를 자전거 판매와 수리를 겸하는 '자전거 점포'라고 넘겨짚으면 곤란하다. 자전거점포를 경영하는 주인이 평소 점포를 경영하다가 시간 나면 취미 생활로 '산악자전거'를 타는 정도이겠거니 생각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사무실 안에 자전거가 10대가량 놓여 있어도 파는 상품이려니 생각해서도 큰 실례다.

 

그렇다. 이곳은 엄연히 안성산악자전거동호회(안성MTB http://cafe.daum.net/ansungmtb) 회원들의 비영리 '사랑방'이자 개인 연구실이다. 말하자면 자전거 연구실인 셈이다. 점포도 아닌데 간판을 내걸고, 항상 자전거가 10대 이상이 전시된 것은 순전히 사랑방 주인이자 '안성 MTB'의 창립 주역인 유성준씨의 유별난 '자전거 사랑' 때문이다.

 

그의 자녀들 생활자전거 3대, 본인의 생활자전거 1대, 그리고 사랑방에 전시되어 있는 특수 자전거 10대. 도합 14대의 자전거가 그의 식구들의 자전거 재산 목록이다. 사랑방에 있는 자전거는 산악용 자전거, 도로용 자전거, 경주용 자전거 등 각각의 특별한 용도에 따라 자전거가 있다. 이럴 지경이니 안성 동신아파트가 집인 그로선 자전거를 따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곳이 필요했던 게다. 그래서 과감하게 사무실을 매입한 곳이 바로 이곳이란다.

 

어렸을 적부터 '사회과부도'와 같은 지도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그의 성향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행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되게 했던 것. 여행을 좋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우연찮게 텔레비전을 통해 '산악자전거'를 만나 한눈에 반해버린 후 자전거와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작년 초만 해도 평택과 송탄 쪽으로 MTB활동을 했지만, 그의 열정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사는 안성에서도 '안성MTB'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자전거가 좋은 점은 자동차의 한계와 걷기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해준다는 거죠. 자동차가 가지 못하는 좁은 곳이나 산과 들에도 자전거는 갈 수 있어 좋고요. 걸어서 가면 한참을 가야하는 곳을 자전거로 가면 걸음걸이의 서너 배의 속도로 갈 수 있죠. 그게 매력인 거 같습니다."

 

익히 알려진 자전거의 좋은 점, 이를테면 운동이 되어 건강에 좋고 매연이 없어 환경오염이 안 되고 유지비용이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등이 아닌 조금은 색다른 면에서 자신이 느낀 자전거의 매력을 말해주는 유성준 씨는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에 나가서도 입상을 할 만큼 자전거 타는 실력도 만만찮다. 지금도 안성회원들과 함께 1주일에 한 번꼴로 자전거를 타고  산을 휘젓고 다닌다니 이런 사람을 ‘자전거 마니아’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누구를 그렇게 부르겠는가.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중에서 걷기나 뛰기 등의 운동을 시도해보려고 하는 분이나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특히 체중으로 인해 무릎 관절에 무리가 있다면 안장에 체중을 모두 싣게 만드는 자전거는 안성맞춤이겠죠."

 

이렇듯 자전거 타기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권하는 유성준씨가 또한 누구보다 통일이 빨리 되기를 원하는 것은 무슨 대단한 애국심 때문이 아니다. 북한을 거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아시아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고 싶어서다. 그의 꿈이 자전거로 대륙을 횡단해보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의 사랑방 한쪽 벽면 가득 세계 전도가 걸려 있는 것은 모두 그런 이유에서다.

 

바라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서슴지 않고 나오는 그의 말은 "안성시내에도 자전거도로가 시급하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한 자전거로 대를 물려서 사용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그는 단순히 '자전거 마니아'를 넘어서 현대산업문명이 풀어야 할 방정식에 대해 '자전거'라는 해답을 내어놓고 일상생활에서 성실히 실천해가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16일 유성준씨의 안성 동신아파트 상가에 있는 '운산의 자전거방'에서 이루어졌다.


태그:#안성 MTB, #유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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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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