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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는 10-20만원대 생활자전거 타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고가 자전거 시승기는 많지만 생활자전거 시승기는 없습니다. 자전거 정보를 알고자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도 무게나 가격 등 간단한 정보밖에 없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10-20만원대 생활자전거 시승기를 꾸준히 게재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2008년 생활자전거 시승기를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이지바이크.
 이지바이크.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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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삼각형 모양이다. 얼핏 보면 곡예용 자전거 같다. 게다가 바퀴는 일반 자전거의 절반도 안 된다. 과연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이지바이크(ezy bike)'를 처음 본 느낌이다.

이 자전거를 본 사람들도 한 마디씩 한다. "이렇게 생긴 자전거가 다 있네?", "거 참 희한하다", "자전거 같지 않게 깜찍한 모양인데", "삼각형에 작은 바퀴로도 잘 굴러갈까?" 등등 아무튼 특이한 모양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직접 타보니 뜻밖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잘 나간다. 페달을 밟는 느낌도 부드럽다. 보통 미니벨로 바퀴(16-20인치)보다 훨씬 작은 편(12인치)인데도 힘이 별로 안든다.

알루미늄 삼각형 뼈대에 12인치 바퀴 ... 시선 한 몸에

이지바이크의 바퀴 크기는 12인치에 불과하다.
 이지바이크의 바퀴 크기는 12인치에 불과하다.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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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전거와 어울려 나들이를 가보았다. 평지에선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속도가 나온다. 70kg에 육박하는 내 몸무게를 버틸까 싶었는데 거뜬하다. 안장도 어느 정도 높이가 있어서 키가 180㎝ 정도라도 충분히 탈 수 있을 것 같다. 

이지바이크는 알루미늄의 삼각형 뼈대로 만들어져 있다. 이 모양을 보고서 미니벨로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삼각형 자전거의 원조 '스트라이다(strida)'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삼각형이라는 점을 빼면, 둘은 접는 방식도 약간 다르고 바퀴의 크기(스트라이다는 16인치)도 차이가 난다. 이지바이크가 노면 충격에 좀 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스트라이다의 절반 가격이라는 점이 매력을 끈다.

몸통을 비롯하여 핸들, 브레이크레버 등 대부분이 알루미늄 재질이다. 색깔은 검은색과 오렌지색 두 가지가 있다. 무게는 11.8kg으로 가벼운 편이다. 몸통이 가벼워서인지 핸들을 약간만 틀어도 움직임이 크게 느껴졌다. 안장이나 핸들 위치도 일반 자전거와 조금 다르다. 그래서 감을 익히고 적응하는 시간이 약간 필요했다. 감을 잡아가는 과정이 재미라면 재미다.

작은 바퀴(12인치)이지만 제법 부드럽게 잘 나간다.
 작은 바퀴(12인치)이지만 제법 부드럽게 잘 나간다.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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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타 보았더니 평지에선 무난하게 잘 나가는데, 울퉁불퉁한 길, 오르막 내리막길을 만나면 조금 힘들다.

우선, 변속기어가 없기 때문에 오르막길은 어느 정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끌고 갈 정도는 아니었다. 직접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봤는데, 엔진(다리)만 튼튼하다면 웬만한 경사는 큰 걱정은 없을 듯 싶었다. 

그보다는 내리막길에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브레이크를 잡았더니 부드럽지 않다. 급브레이크를 잡은 것처럼 중심을 잃을 것 같았다. 비포장도로 등 표면이 울퉁불퉁한 길도 다니기 쉽지 않았다. 완충장치가 없기 때문에 충격이 곧바로 엉덩이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적응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평지에선 '가뿐', 내리막길이나 비포장도로는 '조심'

이지바이크를 접은 모습. 간단하게 접어서 실내에도 적당한 곳에 놓을 수 있어서 편하다.
 이지바이크를 접은 모습. 간단하게 접어서 실내에도 적당한 곳에 놓을 수 있어서 편하다.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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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갖고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 타보았다. 이동의 편리성은 만족스러웠다. 접는 방식이 다른 미니벨로처럼 복잡하지도 않다. 몇 초 안 걸린다.

앞바퀴 바로 위에 있는 잠금장치를 풀고 아래쪽 뼈대를 위로 올려 고정시키면 몸통이 접힌다. 그 다음 핸들을 빼서 뒤로 접고, 페달을 접으면 끝이다. 그러면 두 바퀴가 앞뒤로 서는 모양이 된다. 이 상태로 차에 실을 수도 있고, 가까운 곳은 끌고 갈 수도 있으며, 지하철 한구석에 세워두기도 편하다.

하지만 자전거를 들고 지하철 역 계단을 오르내리기에 11.8kg라는 무게는 결코 만만하지 않아서 여성이나 어린이에겐 버거울 수 있겠다. 접는 법이 간단한 대신 부피가 약간 크다는 것이 아쉽다. 

이지바이크
 이지바이크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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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바이크를 타고 다니면 범상치 않은 디자인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때문에 감각있는 젊은 남녀들에게 꼭 어울릴 것 같다. 반면, 나같이 무디고 투박한 사람은 쏠리는 눈길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자전거는 한강이나 자전거도로, 공원에서 편안하게 바퀴를 굴리고 싶은 사람에겐 더 없이 좋겠다. 또한 지하철,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과 연계하여 여행하고 싶은 사람, 평범함을 넘어서서 톡톡 튀고 싶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반대로 장거리를 달리는 사람, 비포장 흙길이나 오르막 내리막 경사가 심한 곳을 다니는 사람은 다른 자전거를 택하는게 나을 것 같다.


태그:#자전거, #미니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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