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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 등 10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이상민 위원장 뒤에 붙은 플래카드에 10개의 피감기관이 쓰여져 있다.
 15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 등 10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이상민 위원장 뒤에 붙은 플래카드에 10개의 피감기관이 쓰여져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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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으니 간략하게만 해 달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15일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겨우 3시간 만에 10개 피감기관을 감사해 국정감사가 '수박 겉핥기식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대전고등법원, 특허법원, 대전지방법원, 대전가정법원, 청주지방법원, 광주고등법원, 광주지방법원, 광주가정법원, 전주지방법원, 제주지방법원 등 10개 법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법사위가 편의상 대전충청권과 광주호남권, 제주까지를 관할하는 법원을 모두 한꺼번에 모아 감사에 나선 것이다. 너무 많은 기관을 감사하다 보니 이날 국감장에서는 제주지방법원장이 뒷줄에 앉고, 각 법원 간부들이 복도에 서서 대기를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NGO모니터단 자리가 부족해 불만을 샀으며, 방청을 신청해 감사장에 들어온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 노조원들은 자리가 없어서 서서 방청을 하는 등 '자리부족 현상'도 심각했다.

국감과정에서도 피감기관이 너무 많다 보니 의원들의 깊이 있는 질문이 이어지지 못했다. 의원들은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을 자주 내뱉었고,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로 회의 진행을 재촉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국감은 10시 15분을 넘겨 시작됐고, 업무보고는 이 위원장이 사전에 여야 간사들과 협의해 '간략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지어 이 위원장은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중에도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업무보고를 마치고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된 시간은 10시 55분이었고, 마친 시간은 오후 1시 55분이었다. 업무보고를 제외한 실질적인 질의시간은 겨우 3시간에 불과한 셈이다. 위원장을 제외하고 무려 15명이나 되는 의원들이 본질의 7분, 보충질의 5분을 사용하기에 3시간은 너무 빠듯했다. 이 때문인지 보충질의에 나선 의원은 7명뿐이었다.

더욱이 이날 제주지방법원장은 전날 제주에서 비행기로 이동해 국감에 참석했지만 질의답변은 겨우 2회에 그쳤다. 심지어 대전가정법원장과 광주가정법원장에게는 아예 질문이 나오지도 않았다.

15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 등 10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장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15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 등 10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장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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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도한 '몰아치기 국감'은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하고 한 달 전부터 준비해 온 피감기관에게는 허탈함을 준다. 이러한 '몰아치기 국감' 일정은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보조를 맞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는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이, 국감장을 빠져나와 지역구 행사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이날 국정감사NGO모니터단으로 참석한 한 시민은 "이렇게 자리도 부족하고 시간이 짧아서 어떻게 제대로 국정감사가 될 수 있겠느냐, 모니터 하기도 힘들다"면서 과도한 '몰아치기 국감'에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이상민 위원장은 "여러 날을 할애해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맞지만, 내년 총선으로 국회의원들 일정도 바쁘고, 의사일정도 빠듯해 부득이하게 한꺼번에 국정감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장소도 좁고 시간도 부족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0개 법원의 국감을 끝낸 법사위원들은 오후 3시 대전고등검찰청에서 대전고등검찰청, 대전지방검찰청, 청주지방검찰청, 광주고등검찰청, 광주지방검찰청, 전주지방검찰청, 제주지방검찰청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서 하루만에 17개 기관의 감사를 진행했다.


태그:#국정감사, #법사위, #대전고법, #몰아치기국감,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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