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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생태관광지역 지정 이후, 충북 옥천 안터마을은 '반딧불이 복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국민신탁 에코증권 모금활동으로 매입한 석탄리 183~4 일원을 1억9300만 원을 지원받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 주민 일부가 자연환경해설사 양성 교육을 수료하며 마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18일 금강유역환경청이 주최·주관한 '2023 옥천대청호안터지구 반딧불이 탐사대'가 안터마을을 찾았을 때도 교육을 수료한 주민 해설사 세 사람이 탐사대에 앞장섰다. 올해 6월 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안터마을 자체 반딧불이 축제에서도 이들의 역할이 있었다.

귀농·귀촌 후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식(71)씨와 조익재(61)씨, 코로나19 이후 안터마을 반딧불이 축제를 이어나가는 김혜자 이장을 만나봤다.

[김재식 자연환경해설사]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반해 찾아왔어요
 
김재식 자연환경해설사
 김재식 자연환경해설사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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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마을에 온 건 2002년이에요. 금강변에 살고 싶어 이곳저곳을 찾다 안터마을을 발견했지요. 철도공무원으로 오래 일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이곳 경관이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2010년 퇴직한 이후로 대청호보전운동본부 대청호 해설사로 계속 활동해왔지요. 자연환경해설사 교육 수료 이외에도 최근에는 여기서 만난 이들과 '옥천 생물조사 보전연구회'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6명이 한 팀이 돼 동이면 피실길의 나무를 연구하고 있어요.

마을에 반딧불이가 있다는 건 오한흥 이장님, 박효서 이장님 때 처음 알았습니다.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개울과 산 쪽에서 반딧불이 불빛이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처럼 반짝거리더군요. 환경해설사로서 이 좋은 자연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야지요.

[조익재 자연환경해설사] 마당에서 다시 만난 반딧불이
 
조익재 자연환경해설사
 조익재 자연환경해설사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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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해설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네요. 2012년 안터마을에 이주했지만 3년 전 퇴직한 이후에야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할 여유가 생겼으니 말입니다(웃음). 저 역시 생태에 관심이 많아 한국생태관광협회 '반딧불이 복원 주민역량강화 교육', 옥천대청호생태관광협의회 '자연환경해설사 과정', 국립생태원 '생태관광 디렉터 입문과정'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 충북 제천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도 반딧불이를 본 기억은 있습니다. 지금은 반딧불이가 환경오염으로 보기 어려운 존재라지만 이전에는 흔했지요. 성인이 된 후 오래도록 반딧불이를 보지 못하다가 안터마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집이 반딧불이 서식지 인근에 있는데, 여름날 마당에 나와보니 반딧불이가 서너 마리 날아다니더군요.

이번에 마을해설사로 처음 활동하며 보람이 많았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는데 어린이들이 무척 신기해하더라고요. 제가 사는 마을이 이렇게 특별한 공간이라는 것, 주민으로서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해설사분들 이외에 많은 마을 주민들도 축제를 위해 애써주셨습니다. 그동안 서식지를 살피며 반딧불의 먹이인 다슬기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물이 막혀있는 곳은 없는지 세심하게 돌봤지요.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화합해 반딧불이 행사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김혜자 이장] 주민도 반딧불이도 모두 소중하죠
 
김혜자 이장
 김혜자 이장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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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1일 안터마을 이장이 됐는데, 올해에서야 반딧불이 축제에 조금 신경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맥이 끊겼던 행사를 다시 살리려니 어느 정도 부담은 있었지요. 집계된 관람객 수가 400~500명이니 지난해의 배입니다.

하나의 축제가 잘 이루어지려면 참 많은 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4명의 자연환경해설사 외에도 마을 어르신인 김근수, 조기현 선생님이 예초 작업부터 거의 매일 밤 현장 안내를 맡으며 헌신적으로 도와주셨지요. 동이면 자율방범대도 주차 안내로 힘 써주셨습니다. 마을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 이분들에게 감사를 더 표현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반딧불이 축제가 계속되려면 체계적인 조직 체계를 만들고 참여한 모든 이에게 어느 정도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낮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고민해야 할 테고 말입니다. 반딧불이도 주민도 모두 마을의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월간옥이네 통권 73호(2023년 7월호)
글 한수진 / 사진 박누리·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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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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