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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이 문서에서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한 무분별한 파행적 교과과정 운영을 지도 감독 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교과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이 문서에서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한 무분별한 파행적 교과과정 운영을 지도 감독 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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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8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고사 중단과 파행적 학사운영 조장 중단을 촉구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8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제고사 중단과 파행적 학사운영 조장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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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3일로 예정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대비한 각급 학교의 파행적 학사운영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교과부가 파행 운영을 막으라고 공문으로 지시했음에도 대전시교육청(교육감 김신호)이 이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공공성확보를위한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이하 교육공공성연대)'가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8일 전국의 시·도교육청에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시·도교육청 지도 감독 강화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교과부는 이 공문을 통해 "최근 일부 학교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한 무분별한 보충 과정 운영 등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파악되어 이에 대한 지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목적과 다르게 활용하거나 파행적 학사운영을 하는 사례를 열거하면서 각 시·도교육청에서 관리감독 및 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엄중 조치하여 달라고 요청했다.

교과부가 예시한 사례를 살펴보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중간고사 또는 수행평가 등 내신에 반영하는 행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대비한 중간고사 범위 변경 행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대비한 문제풀이식 수업운영·평가 미시행 교과 시간을 평가대상 교과로 대체하는 등의 교육과정 파행 운영 행위 등이다.

교과부는 이에 앞선 지난 14일에도 '학생 평가부담 완화를 위한 시·도교육청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일부 학교에서 10월중 시행 예정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 문제풀이 등 무분별한 보충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업부담을 주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학교현장에서 동 평가에 대비하여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한 중고교 교감 및 업무담당자 회의를 하면서 배포한 자료. 이 자료에서 대전교육청은 중간고사를 연기하는 등의 파행적 학사운영을 조장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한 중고교 교감 및 업무담당자 회의를 하면서 배포한 자료. 이 자료에서 대전교육청은 중간고사를 연기하는 등의 파행적 학사운영을 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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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한 중고교 교감 및 업무담당자 회의를 하면서 배포한 자료. 3-4페이지.
 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와 관련한 중고교 교감 및 업무담당자 회의를 하면서 배포한 자료. 3-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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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침에도 대전시교육청은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지도·감독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대전시교육청이 교육청 강당에서 실시한 '2009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관련 중·고교 교감·업무담당자 회의자료'를 살펴보면, '학업성취도평가 성적 향상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파행적 학사운영을 조장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우선 2학기 중간고사 기간 및 출제범위를 조정하라고 조장하고 있다. 중간고사 기간을 학업성취도 평가 직후로 조정하고, 중간고사에 학업성취도평가 기출문제 및 수행형 평가를 반영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 과목에 대해 특별수업을 실시해 출제 범위 진도를 확보하고,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특별지도를 실시하며 교육청에서 제공한 자료를 적극 활용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해 각 급 학교에 내려보낸 '학업성취도평가 준비 우수사례'
 대전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해 각 급 학교에 내려보낸 '학업성취도평가 준비 우수사례'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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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학업성취도평가 우수학급과 우수학생 표창하는 학교 ▲1학기부터 일요일에 기출문제 풀이 지도하는 학교 ▲인턴교사 활용 학습부진학생 개별 지도 학교 ▲쪽지 시험 실시 학교 ▲방과후학교 특별운영 학교 등 학교별 우수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를 따라하라고 조장하고 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교육청의 특별 메시지도 담아 놨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학교의 교육력과 대전교육의 위상을 내보이는 것입니다. 최고를 추구해온 대전교육가족의 자존심이 달려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고생한 선생님들의 노고를 평가받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대전시교육청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준비 우수사례(중학교)'라는 문서를 각 급 학교에 내려 보내 파행적 학사운영을 조장하기도 했다.

15개항으로 되어있는 교육청이 제시한 우수사례를 보면 ▲아침자율학습시간에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7교시에는 전체적으로 국영수사과 교과중심의 특별수업 시행 ▲야간 자율학습실 개방으로 학습부진학생 학습 기회 제공 ▲아침, 방과후 학교 시간을 활용하여 기출문제 풀이 시간 운영 ▲중간고사 일정을 성취도 평가일 다음날부터로 조정 운영 ▲도서관을 활용 야간 학습 장소로 제고 ▲학습분위기 조성을 위한 표창계획 수립 ▲모의 성취도평가 시행 등이다.

이러한 대전교육청의 도를 넘는 파행적 학사운영 조장에 대해 교육공공성연대는 28일 오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과정 파행을 부추기고 창의성교육을 말살하는 일제고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과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시교육청이 위법사항을 조장하고 있어 학교 현장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제고사 성적올리기 광풍이 6학년 학생들에게는 일제고사 시험 대비 시험을 4번이나 치르게 하고, 중학생은 8교시와 야간 자율학습을 확대하게 하고, 여름방학이 사라지게 하고, 중간고사 일시가 연기되고 있다"며 "일제고사는 교육적이기는커녕, 비교육적이고 반편등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MB가면을 쓴 사람에게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MB가면을 쓴 사람에게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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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전시교육청에 대해 ▲일제고사를 표집 학급만 실시할 것 ▲학사파행을 조장한 담당 장학관을 문책할 것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하는 학교장을 징계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시교육청 앞 1인 시위, 시내 주요 네거리 선전활동, 교사청원 및 학부모 시민 서명운동, 학부모편지 보내기 운동, 규탄집회, 대전시민학부모교사선언 기자회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일제고사가 실시되는 10월 13일에는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과 함께 충남 부여와 공주로 체험학습을 떠날 예정이다.

한편,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중간고사를 연기하거나 내신 성적 또는 수행평가에 학업성취도평가를 반영하도록 하는 등의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교육청에서 어떻게 조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한 바 있다.


태그:#일제고사, #학업성취도평가, #대전시교육청, #학사파행운영, #김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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