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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왼쪽)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만나 선거 과정에서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왼쪽)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만나 선거 과정에서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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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과정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서 시장과 오 전 장관은 19일 오전 부산시청 접견실에서 직접 만나 합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두 사람이 이날 밝힌 합의문에는 "오 전 장관은 서 시장의 진심어린 사과 표명에 조건 없이 선거소송을 취하하고 화해와 통합을 통한 부산발전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들은 "부산 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에 다각도의 협조와 함께 시민통합을 위한 일에 공동으로 매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오 전 장관이 서 시장에게 제기했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없던 일이 됐다. 선거 과정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상호비방을 하고 선거가 끝난 뒤 없던 일로 하는 정치권의 관례가 또 반복된 셈이다.

선거 기간 동안 서 시장은 오 전 장관이 세월호 참사 애도기간에 골프를 쳤다거나, 종북좌파와 오 전 장관이 손을 잡았다는 내용 등의 공세를 줄기차게 펼쳤다. 하지만 오 전 장관이 서 시장이 지목한 골프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서 시장은 지난 9일 경찰에 불려가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서병수, 선거 공세 허위임을 인정?

결국 궁지에 몰렸던 서 시장은 오 전 장관에게 적극적으로 화해의 악수를 내밀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서 시장은 경찰 소환을 앞둔 4일 저녁 오 전 장관의 집을 찾아 1시간가량 그를 면담했다. 선거가 끝난 뒤 두 달이 흐르고 사태가 서 시장에게 불리하게 흘러가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 시장은 경찰 소환 이후인 15일에도 오 전 장관을 한 호텔에서 만나 식사를 하며 거듭 사과를 하고 소송 취하를 부탁했다. 사실상 자신의 선거 공세가 허위였음을 인정한 셈이다. 결국 선거과정의 흑색선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를 보여온 오 전 장관도 마음을 돌렸다.

시름을 덜게 된 서 시장은 언론에 공개한 오 전 장관과의 화해 자리에서도 연신 기쁨을 표현했다. 오 전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인 서 시장은 오 전 장관을 선배라고 부르며 "깨끗한 정책 선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던 것에 마음의 부담이 있었지만 부담을 덜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장관도 "한 쪽에서 진솔한 사과를 한 만큼 한 쪽에선 통합을 위해 힘을 모으는 단계로 빨리 진입하는 게 득이 되고 도움이 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진솔한 나름대로의 사과가 있었다고 보고 소송을 취하하고 아울러서 부산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도울 수 있는 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선거 당시만 해도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법의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진실을 가리겠다"던 오 전 장관은 "법정을 통해 시시비비 가리는 건 또 하나의 반목과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이날은 말을 바꿨다. 때문에 두 사람이 화해를 한데에는 나름의 대가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양쪽은 합의를 위한 별도의 조건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전 장관은 시정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태그:#서병수, #오거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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