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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박진강
ⓒ 강제윤


새벽에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한 생각이 나를 눈뜨게 했습니다.

"나에게는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구나!"

그렇습니다. 그리던 고향에 돌아왔으니 이제 나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그리던 고향에 돌아왔으니 나는 이제 그리운 것이 없습니다.

고향을 잃었으니

돌아갈 곳을 잃었으니

동백나무 숲을 지나 그대에게로 갑니다. 숲에는 서러움만 가득하고

어디에도 그대는 없습니다. 안개 속에서 날이 밝아 옵니다.

안개 걷히고 아침이 와도 나는 갈곳이 없어 동백나무 숲길을 걷고 또 걷습니다.

멀리 있는 그대여

그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돌아갈 곳이 남아 있는 그대는

진실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바다를 건너지 못한 풍경소리가

섬들 사이로 서럽게 떠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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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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