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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편집위원회 12월 회의가 21일 저녁 오마이뉴스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대홍 김정은 김혜원 나영준 이봉렬 이정희 이정환 이준희 최성수 등 편집위원 전원과 서명숙 편집국장, 성낙선 뉴스게릴라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 시작부터 주요 화제가 되었던 것은 단연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이었다. 편집위원들은 황 교수팀 사건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보도와 편집에 대해 보도시기 선택 부적절성, 오마이뉴스만의 차별성 부족, 실증취재 미비 등 많은 비판적 견해를 쏟아냈다.

오마이뉴스 황우석 보도 "실증취재 없었다"

ⓒ 오마이뉴스 조경국
△ 쫓아만가는 보도, 실증취재는 어디에?... 편집위원들은 오마이뉴스가 황우석 관련 보도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MBC와 프레시안 등 타매체가 새로운 뉴스를 터트리면 그것을 받아서 보도하거나 정황 설명, 주장기사에 그쳤을 뿐, 실증취재를 통해 뉴스를 선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초창기 오마이뉴스가 보여준 집요함이 이번 사태에서 보이지 않아 실망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근거 있는 문제제기가 쏟아져 나왔던 브릭(BRIC) 게시판 모니터링에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도 따라가는 보도에만 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또 <피디수첩>의 취재윤리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황우석 몰아세운 일그러진 진보주의'(유창선, 12월 5일)나 '자가당착 MBC'(김종배, 12월 5일) 등의 기사를 전진배치함으로써 오마이뉴스 논점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 전문용어만 가득... 쉬운 해설은 왜 없나... 편집위원들은 또 과학용어 등 전문용어가 쏟아져 나오는데 이에 대한 자상한 설명기사가 없었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타매체도 마찬가지였지만 오마이뉴스 또한 황우석 사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아쉬움을 느끼는 독자들의 갈증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

△ 내부 옴부즈맨 기사와 슈퍼톱 적절했나... 편집위원들은 또 내부옴부즈맨 기사 '오마이뉴스의 황우석 보도를 말한다'(12월 6일)의 경우 시도는 좋았으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황우석 보도가 끝난 시점에 나왔다면 모르겠으나 한참 여론이 혼탁할 때 그 글을 내보냄으로써 변명을 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 한 편집위원은 "언론은 기사로 이야기해야 한다"며 "옴부즈맨 기사가 독자들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12월 17일의 슈퍼톱에 대해서도 오마이뉴스만의 실속 있는 기사가 부족했던 상태에서 다소 오버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명숙 편집국장은 "유창선 칼럼 등 서너 건의 기사에서 '오마이뉴스가 논점을 잃었다' '기회주의적이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해당 기사들은 다수 의견에 대한 반론 수용 차원에서 게재했을 뿐"이라며 황우석 보도에서 취재 윤리와 별개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실증보도 부족에 대해서는 "아프게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는 이미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황우석 사건을 쉽게 설명해주는 기사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향후 보도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석 사건에 묻힌 이슈들

△ 모든 걸 보도하겠다는 욕심 버려야... 편집위원들은 황우석 교수 관련 효과적인 기사가 생산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선택과 집중이 되지 못했던 점을 들었다. 한정된 인원으로 다른 매체에서도 볼 수 있는 속보에 치중하다보니 차별성 있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편집위원들은 앞으로 황우석 사건과 같은 큰 이슈가 제기될 경우 어떤 식으로 취재해야 할지 이번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황우석 사건, 이런 것도 보도해야... 편집위원들은 황우석 논문의 진실공방에 매몰되기 이전에 줄기세포의 의미나 이른바 국익의 실체 같은 근본적인 문제로 시각을 돌릴 필요도 있지 않았나 지적하기도 했다. "프랑스 악셀 칸 박사 인터뷰 등은 차별성이 돋보이는 좋은 기사였지만 황우석 박사의 연구 성과가 일반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과학기술의 발전을 곧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등 근본적인 문제를 짚는 기사도 부족했다"는 것. 또 한 편집위원은 이공계의 열악한 연구풍토나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을 보여주는 기사 등 다각도의 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황우석 보도에 묻힌 사안들... 이밖에 황우석 보도에 묻혀 여론화되지 못한 주요 사안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WTO 반대시위, 사학법 개정, 불법도청과 삼성 비자금 등이 사안의 비중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았다는 것. 특히 한 편집위원은 "WTO의 경우, 농민들에게는 황우석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었음에도 오마이뉴스는 현장에 기자를 보내지 않았다"며 "기사 가치 판단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편집위원들은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와 기사제휴 등을 통해 깊이 있는 기사를 소개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명숙 편집국장은 "홍콩 WTO에 기자를 보내지 않은 것은 농민들의 평화시위에 대한 약속과 인력 부족 등의 이유 때문이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라면서 "하지만 꾸준히 관련기사를 내보냈고, X파일 건 같은 경우는 앞으로도 재판 과정이 남은만큼 지속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밖에 편집위원들은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및 편집위 위상 강화를 위해 독자-편집위 간의 의사소통 창구(게시판)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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