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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내 생일날 장인으로부터 신발을 선물 받았다. 평소 내가 신고 다니던 신발이 낡아
보여서 동네의 신발가게에서 구입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신발을 갈아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필요한것을 선물로 받아서 좋았고 장인에게 결혼 후 받아본 첫 선물이라 그런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좋은일이 생겼을 때의 기분이었다.

잘 신겠다고 인사를 드렸지만 겨울이 지나도록 집안에 보관만 했다가 지난 3월에야 새
신발로 갈아 신고 다닌 지 며칠이 지난 후 외출했다가 소낙비를 피해서 전철역으로 뛰어가는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이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의자에 앉아 신발을 쳐다
보니 양쪽 신발의 밑창이 벌어져 있었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조심스럽게 집에 도착할 때까지 발가락에 힘을 주면서 걸어왔다.

밑창이 벌어진 신발 (왼쪽) 본드로 붙여서 신고 다닌다 (오른쪽)
 밑창이 벌어진 신발 (왼쪽) 본드로 붙여서 신고 다닌다 (오른쪽)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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쩍 벌어진 신발을 보면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유명상표의 신발이라면 내가 직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지만 구입처가 동네 신발가게라 반드시 구매자인 장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더 심란했던 것은 장인이 혹시라도 싸구려 신발을 선물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릴것 같아서였다. 며칠을 두고 생각하다가 아내에게 신발은 내가 고쳐서 신을 수 있을것 같다고 안심시키고 이 사실을 장인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고 아내도 알았다고 했다.

밑창이 갈라진 신발은 본드로 붙여서 다시 신고 다니기도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수시로 확인을 하고 다닌다. 비록 불량품 신발을 선물 받았지만 사위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덧붙이는 글 | '잊을수 없는 선물 '공모글



태그:#신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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