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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느껴본 행복밥상입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본 행복밥상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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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입니다. 개발이 되지 않아 오히려 정감 있는 마을입니다. 광양시 옥곡면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어 장날(4일, 9일)이면 사람 구경을 할까 한산하기만 한 그런 시골입니다. 이곳을 지나다 문득 예스런 밥상이 생각나 가던 길을 멈춰 섰습니다.

장터 주변과 도로가를 돌아봤습니다. 왠지 끌리는 식당이 있어 들어갈까 잠시 망설이다 또 다시 돌아봅니다. 텔레비전에 열중하고 있는 슈퍼 주인장에게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좋은 집 하나 추천을 부탁해봅니다. 맛돌이가 조금 전 망설였던 바로 그 집(또또식당)을 추천해줍니다.

"깔끔하고 음식이 잘 나와요."

 6천원의 밥상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이 행복을 쉬 놓치고 쉽지가 않습니다.
 6천원의 밥상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이 행복을 쉬 놓치고 쉽지가 않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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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탕과 재첩국 사이에서 잠시 고민을 합니다.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추천을 받아 장어탕으로 결정했습니다. 병어조림입니다. 조그마하지만 한 마리를 통째로 내옵니다. 6천원의 밥상에서 귀한 병어 한 마리를 통째로 먹다니, 왠지 횡재한 기분이 듭니다.

찬들이 하나같이 맛깔납니다. 장어탕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은 뚝딱 헤치 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곳에서만 15년 됐어요."

한 자리에서 15년의 세월을 버텨냈으면 참 어지간합니다. 주인아주머니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새콤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입니다. 배춧잎을 나박나박 썰어 넣은 물김치인데 입안에 감도는 감칠맛이 너무나 좋습니다.

젠피가루입니다. 향신료로 아주 그만이지요.
 젠피가루입니다. 향신료로 아주 그만이지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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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피가루입니다. 추어탕이나 장어탕에 향신료로 아주 그만이지요. 아리면서도 박하 향 같은 독특한 향이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음식의 맛도 배가시킵니다.

천연향신료인 젠피(초피)는 국밥이나 장어탕, 추어탕에 넣어 먹습니다. 김치의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김치 담글 때도 이용합니다. 옛날 중국의 진시왕도 젠피를 즐겨먹었다고 합니다.

이 집의 젠피가루는 젠피의 과피를 갈아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젠피 고유의 독특한 향과 맛을 잘 살려냈습니다.

장어탕입니다. 푸짐함에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장어탕을 먹는 내내 행복감이 묻어납니다. 알 수 없는 이 행복감이 정말 좋습니다. 이리도 기분 좋은 음식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6천원의 밥상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이 행복을 쉬 놓치고 쉽지가 않습니다.

삼삼하면서도 간이 제대로 배였습니다. 병어조림입니다. 깻잎 반찬입니다. 흰 쌀밥에 싸 먹으면 찰떡궁합입니다.  깻잎의 참맛을 느껴볼 수가 있습니다.

깻잎 반찬입니다. 흰 쌀밥에 싸 먹으면 찰떡궁합입니다.
 깻잎 반찬입니다. 흰 쌀밥에 싸 먹으면 찰떡궁합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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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반 공기 정도 마는 게 좋습니다. 황금비율이랄까요.
 밥은 반 공기 정도 마는 게 좋습니다. 황금비율이랄까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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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반 공기 정도 마는 게 좋습니다. 황금비율이랄까요. 그래야 장어탕의 풍미를 제대로 살릴 수가 있답니다. 나머지 반 공기는 맛깔난 찬에 먹으면 장어탕과 백반의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느껴볼 수가 있지요.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일석이조입니다.

맛돌이는 소식을 합니다. 그런데도 뚝배기 바닥까지 싹 비워냈습니다. 에휴~ 과식을 해서 밤늦게까지 배부름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또 다시 찾아가서 먹어도 이리 싹 비워낼 것 같은 기분입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본 행복밥상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어탕, #병어조림, #맛돌이, #행복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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