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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둘 갑작스러운 갑상샘암 선고와 투병 생활로 망가진 몸. 그로 인해 바뀌어 버린 삶의 가치와 행복의 조건. "갑상샘암은 암도 아니잖아"라며, 가족조차도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았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란 것을. 꿈이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 '내일'이면 늦을지도 모른다. - 기자 말

오랫만에 찾은 병원에는 갑상선·두경부종양센터가 신설되어 있었다.
▲ 갑상선·두경부종양센터 오랫만에 찾은 병원에는 갑상선·두경부종양센터가 신설되어 있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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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처음으로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받기 위해 6개월만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예약일 하루 전이면 어김 없이 예약 확인 문자를 보내주는데 이번에는 평소와 달리 장문의 MMS가 도착했다. 평소 외과로 가서 진료를 받는데 '갑상선, 두경부종양센터'로 와서 진료를 받으라는 문자였다. 나를 집도한 교수님은 미국으로 1년간 연수를 갔다. 그래서 한해 동안은 다른 교수님이 대진을 하기로 돼 있었고 대진을 해주실 교수님의 이름도 함께 MMS에 찍혀 날아왔다.

병원에서 별도의 '센터'까지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을 보고나니 갑상샘암 환자들이 크게 증가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병원 주차장에서 갑상선, 두경부종양센터로 가는 길목 곳곳에 안내 표지판을 붙여 놓아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오후 2시가 예약이라 도착해서 접수하는데 간호사가 '채혈' 여부를 물어왔다. 2시간 전 와서 채혈을 하고 2시에 진료를 봐야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오는 터라 잊어 버렸다. 그제야 급하게 채혈실로 가서 채혈을 하고 갑상선, 두경부종양센터 맞은편에 있는 초음파 검사실로 가서 목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할 때면 끈적한 약품을 목 부위에 바른다. 나는 그 끈적한 느낌이 너무 싫다. 검사가 끝나고 티슈로 닦아내도 계속 찝찝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목 여기 저기 초음파 장비를 갖다 대는데 유독 내 오른쪽 귀 아래쪽을 계속 촬영했다. 그 곳은 '농양'으로 지금까지 세 번의 절개를 한 곳이다.

갑상샘암 수술 당시 농양의 '씨앗'부분을 함께 제거를 했음에도 또 조금씩 안에 몽우리가 만져졌다. 평소 생활하는 데는 별로 불편함이 없는데 가끔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심하면 농양이 가득 차 또 절개를 해야 한다. 이렇게 골치 아픈 부위에 또 문제가 생긴 것처럼 계속 촬영을 하고 있으니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졌다.

초음파 검사는 금세 끝났지만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총 2시간을 기다렸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대진을 해주시는 교수님과 처음 인사를 나누고는 혈액 검사 결과와 초음파 검사 결과를 들었다.

재발 수치 다소 높아... '신지로이드' 용량을 높이다

혈액검사 후 신지로이드 용량을 높였다
▲ 신지로이드 혈액검사 후 신지로이드 용량을 높였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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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검사 결과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지 계속 촬영했던 오른쪽 귀아래 턱 부분은 또 약간의 피지선이 생겨 추후 한 번 더 제거를 해야 한다. 다행히 갑상샘암과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하니 안심이 됐다. 그런데 혈액 검사 결과 재발을 확인하는 수치가 기준치 안에는 있으나 평소 안정권으로 관리하는 수치보다는 다소 높아 복용 중인 신지로이드 용량을 좀 더 높이자고 했다.

평소 노란색 한 알과 분홍색 반 알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이 날 처방받은 신지로이드는 흰색 한 알의 약으로 바뀌었다. 약 용량을 변경하고 수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3개월 뒤 다시 채혈을 하기로 했다.

갑상샘암 수술을 한지 1년하고도 반 년가량이 지났다. 처음으로 받은 초음파 정기 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은 최소 5년을 지켜보고도 재발의 기미가 없을 때 '완치' 판정을 하게 된다. 그와 별개로 갑상샘암의 경우 10년이 넘어서 재발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완치에 대한 희망이 생겨났다. 지금처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나에게도 완치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때가 올 거라 생각한다.


태그:#갑상샘암, #미분화암, #초음파, #체혈, #갑상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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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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