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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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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꼭 투표해 달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대전 유세에서 세 번이나 "12월 9일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가 아직 대통령인 줄 알고 자꾸 실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토론회에서도, 제주유세에서도 "12월 9일 투표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거듭된 그의 말실수에 유세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1일 오후 4시 대전 중구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약 40분간 연설했다. 하지만 홍 후보 스스로 밝힌 것처럼 "두서가 없었다".

그는 연설의 시작을 가난으로 힘들었던 자신의 가족사를 회상했다. 경비원이었던 아버지, 까막눈이었던 어머니, 추운 겨울 공사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학비를 벌던 이야기로 서민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상이 디비졌으면.." 하는 생각에 박정희 유신 반대 운동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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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으로 힘들었다. 철근 쪼가리를 지키며 '세상이 디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난한 사람과 잘 사는 사람이 바꿔 살아봤으면 했다. 그래서 유신에 반대하는 지하유인물을 썼다. 중앙정보부 끌려가 맞았다"

그는 이어 현 사회 구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각종 고시 폐지로 부자들의 자식만 고위 공무원이 되고 있다. 로스쿨을 만들어서 독학으로 사법고시 패스해 신분 상승하는 기회마저 봉쇄됐다. 외교관도 스펙 좋은 애들만 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로 스펙을 쌓을 기회가 없는 집 애들은 대학에 들어갈 자리도 없다. 부의 상속을 넘어서서 신분까지 상속하는 세상이 됐다."

원인에 대한 진단은 다르지만, 신분까지 상속되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며 '세상이 디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 유세에서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후 대전 중구 서대전공원 유세에서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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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다음 연설 내용은 또 달랐다.

"요즘 젊은 애들이 우리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만큼 치안 좋고, 기회가 많은 나라 없다. 최고로 좋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앞에서는 "신분까지 상속된다"며 가난과 신분이 대물림된다고 비판하다 "기회가 많은 최고로 좋은 나라"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그의 다음 연설은 안보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북한 애만 안 까불면 참 잘 살기 좋은 나라다.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 애들을) 꽉 쥐고 살겠다. 대한민국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게 할 자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베트남 전쟁에서 공산주의가 이겼을 때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이런 사람 대통령 시키면 안 된다."

그는 "문재인 후보의 상왕은 이해찬 의원이고, 안철수 후보의 상왕은 박지원, 태상왕은 김종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서민이 상왕이고, 태상왕은 국민이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4시 대전 서대전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연설회에는  대전충청,세종,대구경북 지역 지지자들이 참여했다. 충청지역을 비롯 대구경북 지역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4시 대전 서대전 광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연설회에는 대전충청,세종,대구경북 지역 지지자들이 참여했다. 충청지역을 비롯 대구경북 지역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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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거 참석한 사람들을 의식한 듯" 대통령이 되면 충청인사들을 대폭 등용해 영남충청 연합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연설 도중 "충청도 금산 인삼과 경상도 풍기 인삼으로 만든 인삼즙을 준비했다"며 홍 후보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는 "부산도, 대구도, 강원도 확 뒤비졌다"며 "대전 충청만 뒤비지면 무조건 홍준표가 당선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이렇게 끝맺었다.

"경비원 아들도 대통령 된다. 까막눈 아들도 대통령 된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5월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 명을 모시고 취임식을 한 후 청와대 집무실까지 걸어서 가겠다"고 밝혔다.

만약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신분까지 대물림 되는 나쁜 나라' 때문일 것일까, '기회가 많은 최고로 좋은 나라'이기 때문일까?


태그:#홍준표, #대전유세, #대구경북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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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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