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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였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일상적으로 표현하여야 할 도덕이었기 때문에 어버이날이 따로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버이날이 국가적인 행사로 시작된 것은 미국의 아나 자비스가 1907년에 어머니의 추모식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주며 시작하였고, 1914년에 윌슨 대통령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은 어머니날로 지정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기독교 단체에서 시작하여 1973년에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한 어른들을 공경해야 하는 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아나 자비스가 흰색 카네이션을 나누어 준 것은 흰색 카네이션의 꽃말이 '나의 애정은 살아있습니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행사에 참여한 교회의 사람들 중 부모가 살아계신 분들은 빨간색이나 분홍색 카네이션을 달아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빨간색 카네이션은 '건강을 비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분홍색 카네이션은 '당신을 열렬히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의미들을 가지고 있는 카네이션이지만, 노란색 카네이션은 '당신을 경멸합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주의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꽃말들은 언제부터 사용한 것일까요? 17세기 이스탄불에서는 꽃에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꽃을 선물하고, 선물을 받는 사람은 꽃을 통해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전달받았다고 합니다.

18세기에 이 꽃말이 유럽으로 전해지고 19세기 프랑스에서 크게 유행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고 있어 똑같은 꽃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꽃말을 가지기도 합니다.

카네이션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25년 무렵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어떤 꽃들로 부모님께 사랑을 표현하였을까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꽃이라면 복숭아꽃입니다.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도 않는 사람들이 사는 무릉도원은 복숭아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으며, 서왕모가 사는 요지궁도 일 년 내내 복숭아꽃이 피어있다고 믿어 예부터 복숭아와 복숭아꽃이 건강과 장수의 상징처럼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봉수당진찬도
 봉수당진찬도
ⓒ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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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을 부모님에게 드린 대표적인 예는 정조 임금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에 사용된 것입니다. 정조는 어머니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면서 종이로 만든 복숭아꽃 3000송이를 바쳤습니다.

종이꽃은 한지를 여러 번 접어 만든 것으로 정성을 담는 것이라 하여 귀한 행사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날의 행사를 기록한 그림 봉수당진찬도를 보면 음식 위에 복숭아꽃을 장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봉수당진찬도 부분
 봉수당진찬도 부분
ⓒ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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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당진찬도 부분
 봉수당진찬도 부분
ⓒ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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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을 음식에만 장식하였겠습니까? 잔치에 온 손님들의 음식상에도 놓여 있고, 축하공연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잔치를 지키고 있는 군사들도 복숭아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밌는 장면 중 하나는 행사장에 벗어나 정조 임금님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한 군사의 모습입니다.

질서 정연한 이 그림에서 어찌 보면 흐트러진 군사의 모습은 그림의 흐름을 깨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홍도 그림의 특징이면서 정조 임금님의 마음이 드러나 있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회갑을 모두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이며, 신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닐까요?
 
봉수당진찬도 부분
 봉수당진찬도 부분
ⓒ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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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이면 어떻고 복숭아꽃이면 어떻겠습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이며, 그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나의 곁에 계시면서 항상 나를 보살펴줄 것 같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전 세계적으로 어버이날을 만들게 한 안나 자비스의 흰색 카네이션이나 정조 임금의 3000송이 복숭아꽃보다 오늘 내가 부모님께 드리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더 소중합니다. 부모님께는 코로나 19도, 그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늦지 않도록 자주 말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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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삶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초등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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