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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하여 한국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짜뉴스들이 퍼지고 있는 것을 보고, 기사로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인의 인터뷰, 우크라이나 관련 역사 자료, 유로마이단혁명부터 현재까지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뉴스 보도,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 등 근거를 바탕으로 씁니다.[기자말]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앙 기차역에서 열차에 탄 한 소녀가 가족인 듯한 남성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라는 몸짓을 취하고 있다.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앙 기차역에서 열차에 탄 한 소녀가 가족인 듯한 남성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라는 몸짓을 취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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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에서는 자신들은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을 볼모로 잡고, 대피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과연 어느 쪽인가?

뒤늦게 오른 피란길

필자의 남편은 우크라이나인으로, 시부모님은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 도심 한복판에 살고 계신다. 최근 관련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마이단 광장에서 약 10km 거리에 있는 곳이다. 전쟁 초반부터 뉴스에서 러시아군이 키이우에 폭격을 가했다고 전해졌지만, 이는 대부분 키이우 외곽 지역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종로 한복판과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필자의 시아버님께서 3년전 뇌출혈로 쓰러지신 뒤 후유증으로 거동이 쉽지 않은 탓에, 시부모님은 마지막까지 피란을 보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키이우에서의 시가전이 점점 가까워져 오자 결국 지난 13일 피란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국기색의 기차
▲ 우크라이나 기차 우크라이나 국기색의 기차
ⓒ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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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두 분이 그것도 키우던 개까지 데리고, 간단한 짐을 챙겨 키이우 중앙역까지 이동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도움을 준 것이 현재 키이우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차를 운행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자신의 차로 시부모님을 중앙역까지 데려다주고, 역에서는 또 다른 자원봉사자들이 부축을 해줘서 시부모님은 무사히 폴란드행 기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전투병력 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향토방위군, 자원봉사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나라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노약자들의 대피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기도 하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러시아군 점령지의 주민들  

둘째 외삼촌댁은 자포리자 근처,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한 원자력발전소 근처이다. 러시아에 점령 당한 외삼촌댁 가족들은 결국 피난을 떠나지 못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에 따르면 오히려 대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군 점령지의 주민들이다.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부 러시아군 점령지의 주민들은 인터넷 사용시간조차 제한을 받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마리우폴에서는 아이들이 대피해 있다고 표시해 둔 민간인 대피소에까지 러시아군이 폭격을 가했다(관련 기사: 어린이들 있는 마리우폴 극장에도 폭격... "전쟁 범죄" http://omn.kr/1xv9n ).

그런데도 러시아측 주장대로, 이게 과연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상황이란 말인가?

만에 하나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러시아 측은 어떻게든 민간인들을 구출하려고 노력한 다음에 공격을 해야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러시아는 민간인 구출의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아니 오히려 민간인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서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볼모로 잡고,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러시아군이다.   

총동원령 보다는 '자발적 체류'... 서로 돕는 우크라인들

또, 한편으로는 전쟁이 터지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총동원령을 내려서 남자들의 출국을 막은 것을 두고, 국민을 볼모로 잡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동원령 때문에 억지로 남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서부 국경 근처에서 몰래 국경을 넘으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수도 없이 발생해야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국경까지 아내와 아이를 데려다주고, 전쟁 중인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는 아버지들의 사연만 들려온다. 

필자의 지인 안드레이(37)에게 전화·페이스북 등을 통해 물은 결과, 그는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을 때 자신의 아내와 각 6세, 1세 아이들을 우크라이나의 서부 리비우 근처에 있는 부인의 친정집으로 미리 대피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은 집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키이우에 남았다. 전쟁이 발발한 뒤, 안드레이는 마을의 향토방위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아이와 엄마, 노약자 위주로 피난길에 올랐다. 그들을 돕기 위해 주변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를 더 알리고 싶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노약자의 피난길을 돕기 위한 다양한 도움의 손길과 함께, 자원봉사 시스템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관련 기사: 젤렌스키, 정상회담 개최 거듭 촉구... 우크라 민간인 최소 902명 숨진 것으로 알려져 http://omn.kr/1xwva ).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성 볼로디미르 대성당에서 한 여성이 예배 도중 울고 있다.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성 볼로디미르 대성당에서 한 여성이 예배 도중 울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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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다문화사회전문가. 다문화사회와 문화교류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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