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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자연 경관을 이룬 오산천과 그 주변 풍경
▲ 오산천 전경 도심 속에서 자연 경관을 이룬 오산천과 그 주변 풍경
ⓒ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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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보존과 환경 개발 사이엔 딜레마가 존재한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있는 오산천은 보존과 방치 사이에서 어느새 철새들의 길목이 되고,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보금자리를 튼 생태하천이 됐다.

지난 5일 "장소가 조금 험할 수 있으니 편안한 복장의 긴 바지와 모자,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라는 '연구팀'의 요청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취재 현장에 도착함과 동시에 곧바로 수긍할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 오산천을 활보하는 수달을 포착할 수 있었다.
▲ 오산천의 수달 인적이 드문 시간에 오산천을 활보하는 수달을 포착할 수 있었다.
ⓒ 윤순태 지연다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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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천에서 발견한 멸종위기종 삵
▲ 오산천의 삵 오산천에서 발견한 멸종위기종 삵
ⓒ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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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흔적 찾기'를 시작하는 지점은, 언뜻 보면 도심 속 아파트로 잔뜩 둘러싸여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천변길이었을 텐데 반석산과 오산천 주변의 다양한 식생이 사행천을 이루며 동탄을 가로지르고 있는 곳이었다.

봄에는 아파트 단지 맞은편으로 벚꽃길이 조성돼 장관을 이루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 길을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들어져 있어 시민들이 애용하기도 한다.

이미 형성된 산책길을 두고 '개발'이란 이유로 오산천 주변에 손을 대려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정비 계획 때문에 생태환경이 무너질까 염려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동탄사업단 측은 지난 2015년 9월 17일 오산천 개발계획과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했었다. 그리고 2018년 5월 '화성동탄(2) 국제작가정원 후속설계용역'을 발표하면서 개발 계획을 내세웠다. 현재까지 눈에 띄는 개발은 진행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지난해 9월 투자자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을 향해 왜 개발이 더딘지 물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은 '오산천 홍수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산정돼 공사시행을 위한 인허가를 추진 중에 있어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었다. 

윤순태, 김민숙, 설은경 등 연구자들이 모여 '기후 변화와 지역생태의 관계성 연구'라는 주제로 반석산, 오산천 등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태자원의 과거 자료를 수집하는 현장에 함께했다.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과 김민숙 연구원, 동행한 기자가 오산천 현장을 방문한 모습
▲ 오산천 동물들의 흔적 찾기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과 김민숙 연구원, 동행한 기자가 오산천 현장을 방문한 모습
ⓒ 권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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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태 자연다큐 감독은 "오산천에 흐르고 있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아닌,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 물"이라고 지적했다. 오산천 물길은 상류에 있는 신갈저수지에서 끊긴다. 농어촌공사에서 관로를 통해 저수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관리한다면서 평택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하류인 동탄은 신도시로 개발돼 농업용수가 필요 없다면서 농번기인 5~10월엔 오히려 수문을 막고 하류로 물을 흘려보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산천의 물은 어디에서 발원한 것일까?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은 "이 물은 용인 쪽에 있는 삼성전자, 고매하수처리장 등에서 방류하는 것들이 주변의 지천에서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하천 중간에 생활하수나 오염원도 유입이 된다. 그러다 보니 악취가 나는 것도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이, 수달은 자신의 배설물을 눈에 띄는 곳에 남겨놓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수달의 배설물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이, 수달은 자신의 배설물을 눈에 띄는 곳에 남겨놓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권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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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17년 5월 수달 배설물이 오산천 상류에서 발견되면서 수달 서식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로 수달을 발견한 것은 2019년 11월이라고 한다. 게다가 고라니와 삵까지 종종 포착되면서 오산천의 생태환경이 주목받게 됐다.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달이 먹을 만한 물고기가 하천에 서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탄신도시 개발 후 오산천을 정비한다면서 거의 20년 가까이 '방치'했다고 한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손을 대지 않으니 오히려 자연은 되살아났고 자정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오산천 개발을 위한 계획을 내놓으며 다리를 세우고 수변데크를 만드는 등 인공적인 구조물들을 건설한다고 한다. 다리를 세우면 철새들은 오산천을 자유롭게 넘나들지 못하게 될 테고, 수변데크를 만드는 동안 수풀을 잘라내고 흙을 다 퍼낼 텐데 수달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연구원들이 오산천 중류에서 수질점검을 하고 있다.
▲ 수질점검 연구원들이 오산천 중류에서 수질점검을 하고 있다.
ⓒ 권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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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들여 공원과 하천의 이용 주민에게 휴게, 교육, 문화, 전시의 기능을 제공하는 다목적형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사업단 측과 오산천을 수달과 삵, 고라니가 뛰어 노는 생태하천으로 보존하려는 시민들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윤순태 자연다큐 감독은 지난 7일, 필자와 통화를 하며 이렇게 전했다. "도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녹색 풍경과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곳은 매우 드물다. 기후 온난화 등 환경이 이슈가 되는 이때에 개발에 밀려 나며 되살아난 오산천이 도심의 하천 개발의 롤 모델로 자리 잡아 가기를 희망해 본다." 

동물들의 흔적 찾기는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매일 밤, 몸을 숨기고 잠잘 곳을 찾아 내달리는 오산천의 수달들은 아마도 이런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달과 삵의 발자국과 여기저기 몸을 뒹굴며 다닌 흔적이다.
▲ 동물들의 흔적 수달과 삵의 발자국과 여기저기 몸을 뒹굴며 다닌 흔적이다.
ⓒ 권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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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꿈>

거품을 물고 일어난
흙빛 시궁창이
너무도 옛날을 그립게 해
수달은 깊고 맑은 꿈을 꾼다

하늘에 무겁게 깔린
먹의 산성비가
밝은 미래를 검게 덮어버려
수달은 맑고 깨끗한 꿈을 꾼다

친구와 옹기종기
모여 놀던 그 강이
내일로 하여금 다시 가고파
수달은 깨끗한 강의 꿈을 꾼다

-대구 신천 강변의 조형물에 적혀 있는 시-
 

덧붙이는 글 |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내 '작은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취재했던 내용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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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찰리 브라운에 열광한다. 글과 씨름하는 인생에 희노애락을 느끼며, 정신없이 책을 사고 책을 읽는 책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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