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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변호사
 한승헌 변호사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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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그는 사회원로의 위상에서 비중있는 발언을 하였다. 언론이 원로 대접을 하면서 지면을 할애하고 그의 발언을 듣고자하였다. 여기서는 많은 대사회 발언 중 3편을 골랐다.

<한국일보>는 2012년 10월 <서화숙의 만남 코너> "한승헌 전 감사원장 인터뷰" 기사를 한 면에 실었다. "집권자의 양심ㆍ의지가 있어야 검찰개혁 가능…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어야"란 긴 제목 아래 그의 근황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타락상에 대한 비판 발언을 실었다.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과 검찰의 타락상이 극도에 이르고 있던 시점이다. 전반부 '근황'은 건너뛰고 후반 부분을 소개한다. 

- 민간인 사찰도 'VIP(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 내곡동 집을 사는 돈을 대통령 아들은 큰아버지한테 받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로 수사가 나아가지 않아요. 

"법정에 가서 유죄가 될 만큼 증거를 확보하려면 소환조사도 하고 증거압수도 해야 되는데 검찰수사에 아직도 성역이라는 게 있어서 엉거주춤한 상태로 사건을 덮으니까 그렇지요. 이러면 검찰을 통한 부정의 척결이나 정의실현은 도저히 될 수가 없어요. 총리실 민간인사찰은 대통령 입에서 내가 보고받았다 그런 말만 없다 뿐이지 모든 문서상에 VIP표시가 있잖아요.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정례 라디오 방송에서 해명을 해야 할텐데 입을 다물고 그냥 넘어가잖아요. 과거에 BBK사건도 그렇고 내곡동 문제도 대통령이 피의자가 될지도 모르는 사안인데 입을 다물고 있잖아요. 그래서 내곡동 수사 특검은 어쩌면 종래와는 다르게 성과를 거두지 않겠냐 이런 생각도 듭니다. 대통령 아들이 큰아버지한테 6억을 빌려오는데 모두 현찰로 해서 큰 가방에 담아가지고 왔다. 60만원만 보내도 계좌이체를 하는 시대에 그걸 검찰이 따져 묻기 전에 대통령이 몰랐으면 아들 불러다가 따지고 해명을 하든지 잘못했다고 하면 되는데 불리하면 침묵하고 검찰은 알아서 수사를 멈추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잘못과는 별개로 대통령의 도덕성이나 윤리수준을 낮춰보고 폄하를 안 할 수 없게 되겠지요."

- 김영삼 정부 때에 이미 대통령 아들을 수사하고 감옥에까지 넣었는데 20여 년이 흐른 지금 수사조차 못한다는 것은 검찰이 퇴보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과연 개혁이 가능할까요? 

"역사를 보면 권력 잡은 사람의 자기성찰과 자기혁신의 의지로 문제가 바로잡힌 경우가 별로 없어요. 개헌만 보더라도 국민이 크게 궐기하고 힘을 보여줘서 됐을 때 좋았습니다. 4.19후 개헌, 87년 6월항쟁 후의 개헌이 좋은 예입니다. 87년 헌법이 4반세기 이상 개정되지 않고 실행되고 있잖아요. 당시 6월항쟁에 의해서 분출된 국민의 여론이나 희망이 거기 응축되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렇듯이 사법부와 행정부, 입법부의 체질도 국민이 감시하고 압박해서 국민의 뜻을 거역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누구에게 권력이 가느냐 하는 권력이동만 볼게 아니라 국민 여러 계층의 의사와 힘이 골고루 반영되는 권력기관의 구성을 차분히 논의해 봐도 좋겠지요. 그리고 유권자들은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만 하기보다 그를 누가 뽑았는가 책임지는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과거처럼 국민의 의사가 유린되는 부정선거나 강압선거인 것도 아닌데 주인이 머슴 탓만 하고 끝나서는 안됩니다. 그런 사람한테 표가 갈 수 없도록 바르게 선거를 이끌었어야지요. 나라를 구성하는 요소를 정부 기업 시민사회로 보기도 하는데 정부나 기업이 스스로의 자각과 변화에 의해서 개선된다고 기대하기는 참 어려워요. 정부는 권력추구가 지상이고 기업은 이윤추구가 지상이니까 그 두 축에 대해서 예방주사도 놓고 훈계도 할 수 있는 소임은 시민사회 내지 시민단체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다행히 시민사회는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여서 어려운 고비마다 국민의 뜻을 잘 대변했으니 이번에도 기대를 합니다. (주석 1)


주석
1> <한국일보>, 2012년 10월 22일치.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시대의 양심 한승헌 변호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한승헌, #시대의양심_한승헌평전, #한승헌변호사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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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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