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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고 많은 책 중에 우리의 책이 그저 One of them(그들중 한개)가 아닌 Only One(오직 하나)가 되기 위해서 우린 매일 힘차게 하루를 보낸다.
▲ 많고 많은 책 저 많고 많은 책 중에 우리의 책이 그저 One of them(그들중 한개)가 아닌 Only One(오직 하나)가 되기 위해서 우린 매일 힘차게 하루를 보낸다.
ⓒ 추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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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탄탄하게 뻗은 길을 보고 있다. Y문고 사무실을 찾아 들어가는 길이다. 김 디자이너가 차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강남의 도로 위를 답답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신 한숨만 품어대는 김 디자이너와 큰 몸을 밀어넣은 이 곳 김 디자이너의 차안은 거구들의 향연으로 답답하다. 거리도 답답하고 차도 답답하고 나는 이내 창문을 연다. 잠시후 쌍방울 계곡의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펑!

"이게 먼 소리고?"

김 디자이너가 사색이 되어 소리친다.

차가 기우뚱하는가 싶더니 김 디자이너호 좌측 상단 바퀴가 날카로운 못같은 이물질에 걸려 빵구(펑크의 대구 사투리)가 아니라 아예 갈기갈기 찢어졌다. 시큰둥하게 강 팀장이 대꾸한다.

"빵꾸 난 거 아입니까? 소리가 우람차던데 멀 밟았길래 이래 되었을꼬..."

김 디자이너는 차를 급히 교보문고 사거리를 막 지난 버스정류장 앞에 댄다. 족히 4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에 우리 김 디자이너의 경형 SUV는 불시착했다. 시간은 12시 30분. Y문고 MD와 신규거래 담당자와의 미팅을 앞두기 불과 30분 전이다.

내 마음은 초조한데 언제든지(A사) 보험회사의 차량 출동은 왜 이래 늦는지... 서울이라 차가 막히는가? 대구에서는 10분이면 총알같이 달려오는데 15분이 지나도 지원 차량이 오질 않는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한 시민이 손가락질을 해댄다. 나는 반대편으로 눈을 돌리고 지그시 세상을 차단한다.

똑똑..

"여기다가 차를 대시면 안 됩니다."

한 시민이 심드렁한 표정과 시큰둥한 말투로 우리에게 혈변을 토한다. 난들 그것을 모르겠나. 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오동나무에 걸려가 바퀴가 빠지기 직전인데 이동도 불가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지금 차가 빵꾸가 나가 움직이지를 못해서요. 보험회사 지원을 불렀으니 곧 올낍니더. 금방 뺄게요."

창문을 열고 말을 강 팀장이 응대를 한다.

"빵꾸요??"

갑자기 요리조리 차를 살피시더니 왼쪽 앞 바퀴가 사달이 난 것을 보고 그 시민은 버스정류장을 떠나셨다. 20분이 다 되어가서야 보험회사 차량이 왔고 미팅 시간이 10분도 안 남은 시점이었다. 김 디자이너에게 말했다.

"차 수리 끝내고, 전문 타이점에 가서 마무리 지어 놓으세요. 먼저 지금 서점 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김 디자이너가 검붉은 체리 같은 얼굴로 대답한다.

"알겠임더."

강 팀장과 나는 택시를 잡아 타고 약 15분만에 꽉 막힌 도롯가를 통과해서 이내 사무실에 도착했다. Y인터넷 물류센터만큼이나 소박한 Y문고 사무실. 이제 우편으로 신규거래를 마친 A문고까지 합하면 이곳 Y문고 사무실은 4번째 거래처이자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주변을 살핀다.

하얀색 인터콤. 또 저놈이구나. 이건 영화 <매트릭스>의 전화기도 아니고 암튼 저놈을 들고 전화를 하면 중요한 분이 내려오신다. 띠링, 띠링.

이내 나타난 신규거래 담당자님께서 우릴 보신다. 지극한 눈빛으로? 연신 남발하는 우리를 위해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기본 거래방식은 동일했고 친절히 하나하나 짚어주며 약 30분 정도를 할애해 주셨기에 이전에는 조금 모호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서점에서 이벤트를 하면 책을 한 번에 주문을 많이 해서 평대에 깔게 된다. 그 경우에 그 책들은 이벤트가 끝나고 난 뒤에 판매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전부 반품이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갑과 을의 명확한 계약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Y문고에서는 50권을 초도물량으로 받아주었다. 고향 대구, 반월당에 위치한 Y문고에 우리 책을 좀더 많이 입고 시키는 방향으로 계약을 매듭지었다.

"카카오톡(오바마톤)"

폰을 연다. 김 디자이너다.

"대표님, 빵구난거 타이어 결국 여기 전문 타이어 센터에서 갈고 있는데 사람이 원체 많아서 시간이 2~3시간 걸릴 것 같다는데유? 조금 기다리셔야 할 듯합니다."

2월은 춥고 갈 데는 없다. 이럴 땐 작지만 아늑한 우리의 아지트가 그립다. 이런저런 짐을 드느라 손가락이 빨갛게 언 강 팀장의 손을 보니 따뜻한 곳으로 어서 들어가야 할 듯싶다.

"강 팀장 저기 앞에 순대국집 있네. 저리 갑시다."

이제 4곳의 서점과의 신규거래를 마쳤다. 이제 본격적인 영업전쟁이 병행이다. 


태그:#출판사창업, #신규거래, #서점거래, #책유통, #책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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