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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사퇴한 지 딱 1년... 청와대 초청된 유승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이정현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악수를 나눴다. "간단하게 손이라도 잡고 안부 물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던 유 의원의 말대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날은 유 의원이 국회법 개정안 사태로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1년 되는 날이었다.(관련기사 : 새누리당 '대통령의 뜻'대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한다")

물론 박 대통령이 손을 맞잡은 것은 유 의원만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행사 종료 이후에는 출입문에 서서 참석 의원 모두와 악수를 하며 배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1시간 18분 가량 소요되는 배웅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유 의원과도 손을 맞잡게 된 셈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유 의원을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었던 점, 이러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탓에 '공천 파동'이 벌어졌던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주목할 만한 상황이었다. 당 안팎에서 총선 참패 후 '친박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떻게 비쳐지느냐도 중요했다.

특히 유 의원이 복당 이후 의원총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먼저 화해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7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는 "대통령 개인을 비판한 것이 아니고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가 나아갈 길과 노선을 비판하는 쓴 소리를 몇 번 한 것"이라며 "대통령과 오해를 풀고 싶고, 대통령도 내 진심을 이해해 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공항 문제로 어렵겠지만 애써달라"... "지혜롭게 잘하겠다"
청와대 오찬 초대받은 정진석-유승민 정진석 원내대표(왼쪽)와 유승민 의원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와 당의 설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은 이날 반갑게 서로를 마주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의 대화 내용이 궁금하실 텐데 그 점은 직접 문의하시는 게 좋겠다"면서도 "(박 대통령이) 진지한 얼굴로 (유 의원의) 양손을 잡으면서 약 35초 간 대화가 오갔다, 다른 사람들은 10여 초 가량이니 길게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께서) 유 의원과 밝을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셨다"며 "유 의원과는 길게 대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화 내용은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옆에 있었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랜만에 뵙는다고 인사를 건넸고 유 의원도 손을 맞잡으면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신공항 문제로 지역이 어려울 텐데 애써달라"고 부탁하자 유 의원이 "지혜롭게 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도 출입기자들의 문의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다른 의원님들과 똑같이 대통령께 인사를 드렸다"면서 "오랜만에 뵙는 자리라 간단한 안부 인사를 드렸고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사람의 '악수'는 그 내용과 관계 없이 당청 간 결속을 강조하는 장치로는 충분히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의 자리 배치도 과거와 달리 박 대통령과 가까운 편이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8월 오찬 회동 때는 상임위 건제순(建制順 : 먼저 설치된 것에서 뒤에 설치된 것으로 이르는 차례)에 따라 배치된 테이블 순서 탓에 박 대통령과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다. 당시 유 의원이 속했던 국방위원회가 순서상 7번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상임위 건제순 3번째인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박 대통령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의 자리는 이날 헤드테이블 뒤 2번째 열에 위치했다. 이는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친박 서청원, 최경환 의원보다 가까운 자리였다.

"정치적 이해관계 떠나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 돼야"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당청 간 결속을 여러 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결집해야 되는 것이 중요한, 그러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도 저와 함께 힘을 모아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되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그:#박근혜, #유승민, #당청 관계,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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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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