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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항아리에 담긴 바가지를 두드드리며 정선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모습 -2011년 5월, 횡성 회다지 축제 현장에서 -
 물항아리에 담긴 바가지를 두드드리며 정선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모습 -2011년 5월, 횡성 회다지 축제 현장에서 -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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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은 일반적으로 강원도의 정선 아리랑, 경상도의 밀양 아리랑, 전라도의 진도 아리랑을 들지만, 삼천리 방방곡곡 그리고 해외 한인의 집단거주지이면 어김없이 그 지역 특색의 아리랑이 틀 잡고 불린다. 더러는 유사하거나 후렴은 같지만 본가사에 차이가 있다. 

먼저 정선 아리랑부터 살펴본다. 정선 아리랑은 정선 아라리라고도 부르며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등록돼 있다. 정선 뿐만 아니라 강원도 전역에서 불렸다. 

정선 아리랑 가락은 느리면서도 구슬프다.

태백준령 첩첩산중에서 한 뼘 하늘을 머리 위에 이고 살던 정선사람들은 고단한 생활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 모든 것을 조선시대 초기부터 아라리 가락에 담아 불렀다. 흥겨운 가락의 밀양 아리랑과 달리 정선 아리랑이 구슬픈 것은 이 지방 특유의 정서와 분위기 때문이다.

정선 아리랑은 고려가 멸망하면서 지조를 지키던 고려 유신들이 험준한 정선땅으로 숨어들어 생활하면서 부른 노래가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고려 유신들의 입에서 나온 노랫말과 가락이 흥겨울 리 없을 것이다. (주석 1) 

강원도에는 아리랑 또는 아라리 계열의 노래가 50여 종에 이른다. 또한 <뗏목 아리랑>이 함께 불렸다. 지역 특성상 목재를 서울로 옮길 때 인부들이 뗏목을 이용하면서 부른 것이다. 15개 연 가운데 앞 부문 5개 연이다.
정선아리랑 비석
▲ 정선아리랑 비석 정선아리랑 비석
ⓒ 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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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아리랑

우수나 경칩에 물풀리니
합강정 뗏목이 떠내려오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송산에 포아리를 돌아만가세

창랑에 뗏목을 띄워노니  
아리랑 타령이 처량도하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보매기 여울을 거쳐나가세

도치거리 갈보야 술거르게  
보매기 여울에 떼내려오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뉘역바위 덜머리로 돌아만가세

뗏목에 서방님 좋다더니  
신연강 포아리가 아직일세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할미여울 물안길로 차자를가세

봉의산 정자는 구경정자  
소양강 정자로 만나보세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신연강 포아리를 돌아만가세 (주석 2)

다음은 강릉에서 불렸던 <정선 어러리(1)>와 <춘천 아리랑(1)>을 차례로 소개한다.

정선 어러리(1)

 1. 동백나무 열매는 가매감실 
    아니나든 정든님 생각이 간절하네 
    물명주단속곳은 허리 유통에다만 걸고

 2. 물명주단속곳은 허리 유통에다만 걸고
    장부의 일천간장을 다 녹여내네 

 3. 인삼녹용 패독산도 나는 실허이
    후원별당 잠든아기를 깨워나주게 

 4. 삼사월 긴긴해에 점심을 굶어 살면 살엇지
    동지섯달 긴긴밤에는 나는 혼자 못자겟네

 5. 타따봉접아 네자랑 마라
    꼿도 늙어 락화되면 접불레라. (주석 3)

춘천 아리랑(1)

 춘천아 봉의산아 너잘잇거라
 신연강 배머리하즉일다
 춘천의 봉산은 명산인데
 부내팔동이 개화를 한다
 삼학산 밋테다 신작로내고
 자동차 바람에다놀아난다
 양구낭천 흐르는 물에 
 배추씼는 저 처녀
 것대나떡닙을 다젓치고
 속에나속대를 나를주게
 언저나 보던님이라고
 속에속대를 달나시오
 지금보면 초면이오
 잇다가보면은 구면일세
 초면구면은 구만두구
 부모님 무서워 못주겠네 (주석 4)


주석
1> <아리랑의 고장을 가다>, <한겨레>, 2000년 1월 1일.
2> <강원일보>, 1984년 5월 3일.
3> <동아일보>, 1937년 11월 21일.
4> <중외일보>, 1928년 10월 11일.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겨레의노래, #겨레의노래_아리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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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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