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윤태식게이트 청와대로 불똥

윤태식게이트, 그 문이 청와대로 열렸습니다. 서울지검은 9일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이 윤 씨를 서너 차례 만났으며 주변 인사를 패스21에 취업시킨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박 처장이 윤 씨의 부탁을 받고 패스21이 전자건강보험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 검토를 요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검찰관계자는 윤 씨가 "박 처장의 소개로 복지부 등 3곳의 정부 부처에서 '패스21'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관계자는 "박처장의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것은 없지만 윤 씨 등을 조사한 뒤 필요할 경우 소환해 정·관계 로비 등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박처장은 "윤 씨를 공보수석 시절에 두 차례, 국정홍보처장 때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만났다"면서 "국정홍보처장으로 발령받은 뒤 윤 씨가 찾아와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 개인적으로 취직부탁을 받았던 사람을 천거했으나 조카나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은 9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표면 상의 이유는 지병인 고관절 치료를 위한 것입니다.

청와대와 관련해서는 박준영 처장뿐 아니라 박지원 전 수석, 김정남 전 수석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현규 전 의원을 소환해서 이러한 의혹들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검찰 산은 박순화 이사 소환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총괄하는 한국산업은행 간부들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입니다.

서울지검은 한국 산업은행 박순화 국제협력본부장(이사)이 지문인식 기술업체인 벤처기업 B사로부터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9일 밤 소환조사했습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B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산은 강성삼 투자금융실 벤처투자팀장을 구속하고 1억 3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형진 투자금융1실 벤처투자팀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패스21' 대주주 윤태식 씨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와 관련, 1998년 윤 씨와 동업관계였던 B사 대표 김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간부들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강남 투기혐의 세무조사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지난 2000년 1월부터 2001년 9월 사이에 서울 강남구·서초구의 인기 아파트 분양권과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짧은 기간에 양도한 1074명 대부분이 세무조사를 받게 됩니다.

국세청은 9일 강남지역 부동산투기대책으로 이런 내용의 '아파트 가수요자 등에 대한 종합세무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1차로 자료가 수집된 부동산 거래자 1074명은 강남구와 서초구의 9개 인기 아파트 단지 분양권 전매자 797명과 13개 재건축단지의 아파트를 1년 안에 판 단기양도자 277명입니다.

이 가운데 시세 차익이 1억원 이상 나는 225명은 중점 세무조사 대상입니다. 그러나 국세청의 한 간부는 "1074명 대부분이 실제 양도차액보다 줄여서 양도세 신고를 했을 가능성이 높아서 거의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세청은 또 2001년 10월 이후 강남구·서초구의 아파트 거래분이나 2000년 1월 이후 강남·서초구 이외 강남지역의 분양권 전매자료,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단기 거래자료를 추가로 수집한 뒤, 세금탈루 혐의가 짙은 거래자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안에 2차 세무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9일 강남에서는 중개업소들이 집단 '휴무'에 들어가는가 하면 곳곳에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계약취소를 요구하는 등 술렁거렸습니다.

중소제약사 고사 위기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이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하는 관행이 굳어지면서 예견되던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 이후 병원이 챙겨오던 약값의 마진이 대폭 줄어들면서 특허권 때문에 값이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 위주로 처방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약값 마진 때문에 카피를 주로 처방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계 제약회사는 매출액이 급신장하고 있는 반면 그 동안 특허기간이 끝난 외국약의 '카피'를 생산해오던 국내 중소 제약회사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또 고가의 약을 처방하는 바람에 "급여비의 20% 가량이 '고가의약품 거품'에 따른 비용으로 추산"(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한 관계자)될 정도로 의료비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카피를 처방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유도하고 대체조제가 가능한 약품을 확정하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을 추진하고 있으나 의료계의 외면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제약사 고사 위기... 분업 후 '카피'약 외면"

'오리지널'의 사용은 의약분업 후 보험재정이 좋아지리라던 예측이 틀리게 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약값의 무려 6배에 달하던 마진이 없어지면 그 재원으로 의료수가도 올리고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도 줄이려고 했지만 의사들이 '오리지널'을 처방하는 바람에 재원 자체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의사들이 뭔가 의심스럽고 말썽의 소지가 있는 카피를 일부러 처방할 유인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진정으로 환자들과 국민을 생각한다면 동등한 약효를 가지고 있는 카피를 처방해야 문제는 해결될 겁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IBM은 데스크탑 생산부문을 컴퓨터 생산업체인 산미나SCI에 모두 넘긴다고(아웃소싱) 밝혔습니다. IBM은 지난해 9개월 동안 이 부분에서 약 1억 3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 미 상원 특별위원회의 본격조사가 1주일 가량 진행되면서 엔론사와 부시행정부의 정경유착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실이 일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부시행정부가 정치적 치명타를 입게 될 수 있다고 워싱턴 정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체니 '엔론게이트' 궁지" (세계일보)

지금까지의 결론은 엔론이 정부나 정치가, 특히 공화당과 밀접한 연관을 맺으면서 각종 규제를 푼 후 새로운 기법을 선보이면서 사업에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이후에 방만한 경영으로 문제가 생겼지만 이것을 분식회계로 감추었다는 겁니다.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겠죠. 가장 투명하다는 미국 시장에서 이런 거대한 기업이 어떻게 실체를 숨길 수 있었을까. 그것은 주식시장 제도 자체에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구요. 이건 앞으로의 조사와 논의를 지켜봐야 할 거구요.

우리가 또 하나 들여다 봐야 할 것은 미국에서는 대통령까지 연루된 정경유착이 어떻게 처리되는가를 지켜보는 일입니다. 이건 미국 경제체제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겠죠.


정치

-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특위 구성에 합의했으나(명칭 '선택 2002 준비위') 이 기구에서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포함해 당개혁방안을 논의하자"는 비주류의 주장과 "전당대회 관련 논의만 하자'는 주류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보지 못했습니다.

- 일전에 중앙일보의 기획기사, "대통령을 제왕에서 CEO로"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후편으로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대통령, 제왕에서 CEO로" (중앙일보)

- 정보통신부는 9일 KT,와 국방부가 2005년 무궁화위성 5호를 상업 및 군사겸용으로 제작·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사목적의 인공위성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 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제

- 지난해 12월에 주택가격이 86년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해 연간 상승률도 9.9%에 이르러 91년 이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사회

-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해 4월 해직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인권침해로 규정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4월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92명의 대우차 해직노동자들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김아무개씨 등 8명이 지금도 심각한 후유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 중국산 장난감과 유아용품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중국산 수입품 6개에서 프탈산 가소제인 프탈레이트 등의 성분이 검출됐다고 공개했습니다.

이 성분에 어린이가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남성호르몬 조절에 장애를 일으키고 간과 신장의 조직기능에도 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이 모임은 경고했습니다.

"중국산 장난감서 환경호르몬 검출" (한겨레신문)

- 매년 10여 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 장애아 국내 입양을 촉진하기 위해 이달부터 장애아 입양가정에 대한 양육비 및 의료비 지원금이 대폭 인상됩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장애아 입양가정에 대한 양육비를 월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2.5배 올려 이달부터 지원하고, 의료비 지원금도 연간 4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3배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들

- 주한미군의 사격 훈련에 따른 피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매향리 주민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 지역 주민들이 추가로 제기한 소송은 물론 앞으로 주한미군과 관련된 주민들의 피해배상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향리 주민 항소심도 승소" (중앙일보)

- 동성애자 인권연대 등 15개 단체가 참여한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은 9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 차별법 철폐와 인터넷 내용등급자 폐지를 위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성애자 차별' 행정소송 내기로" (한겨레신문)

- 서울에 시비를 비롯한 문학비(文學碑)는 몇개나 될까요? 동아일보는 40여 개의 문학비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서 가족들끼리 문학비 기행을 가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문학비 기행으로 추억 만들어요" (동아일보)

미국에도 엔론게이트가 있습니다. 이 의혹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관찰해 봐야겠습니다.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또 무엇보다도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살펴보면 우리의 문제점도 드러나게 될 겁니다. 이런 걸 타산지석이라고 하는 거겠지요?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