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개각은 별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게이트는 얼마나 더 열릴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29일 개각

김대중 대통령은 29일 교육인적자원부 등 9-10개 부처장관을 교체합니다. 이번 개각에서 이한동 총리는 유임되고 청와대 비서실장엔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이 내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주 비서실장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개각에서 진념 경제부총리와 신건 국정원장은 유임될 것이 확실하며 두 여성장관인 한명숙 여성부장관과 김명자 환경부장관도 유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이기호 경제수석은 경질될 것이 확실하고 박지원 전 정책기획수석을 대통령특보로 재기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번 개각은 전면적인 국정 쇄신 보다는 안정적인 국정운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을 배제해서 중립내각의 색채를 강화하는 정도에 그쳤는데요.

국정쇄신의 뜻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보일 힘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한국여성과 결혼한 게 죄인가요?"

동아일보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들이 까다로운 국내 귀화절차 때문에 직장도 가지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특히 불법체류 상태에서 결혼하면 3개월-1년짜리 단기 방문동거자격(F1비자) 밖에 받을 수 없어 매년 몇 번씩 자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또 귀화조건으로 2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3000만 원 이상의 재산을 요구하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대부분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그만한 재산을 모으는 일은 요원하기 때문입니다. 또 귀화시험도 어려워서 매년 50-60%만 합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귀화를 어렵게 한 것은 위장결혼을 통한 외국인의 국내 불법체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최소한 취업비자는 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여성과 결혼한게 죄인가요" (동아일보)

KDI 중간보고서 논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정부에 낸 '비전 2011 프로젝트' 중간 보고서를 통해 고교평준화 정책을 폐지하고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사교육비의 증가로 고교평준화정책의 애초 취지였던 형평성 목표까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사립고등학교에 대해서는 학교운영의 자율권과 학부모·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허용하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서 대입전형에서도 기부금 입학제 허용, 대학 정원관리 폐지 등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대학에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보고서에는 현행 고등고시제도를 없애고 정부부처가 수요에 따라 고급공무원을 상시 채용하는 개방형 임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작성에는 교통개발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행정연구원 등 16개 국책 연구기관이 참여했는데 정부의 우선 추진과제로 *금융기관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및 협조적 노사관계 정립 *외국인 투자유치 *교육제도의 개혁을 제시했습니다.

KDI의 해명대로 아직 중간보고서 단계이고 원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 보고서의 기조는 경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16개 국책연구소가 참여한 결과가 이렇다는 건 우리 사회의 미국 편향이 얼마나 심한가를 잘 보여 줍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미국 대학에서 배워서) 아는 게 그것 밖에 없어서'라고나 할까요?


이용호 게이트 어디까지 열리나?

이용호 씨의 장인으로 이 씨와 여권'실세'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최아무개 씨가 출국한지 5개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특별검사팀은 이 '실세'가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됐는지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씨는 이 씨가 1999년 3월 주식지분 25%를 인수한 한국전자부품공업(현 KP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지난 해 초 사임했습니다.

한편 이용호 씨와 함께 차명계좌를 만든 <한국방송공사> 이아무개 부장이 평소에 김홍업 씨와의 친분관계를 과시했다는 점에 주목해 온 특검팀은 일단 이들이 지난해 6월께 차명계좌 세 개에 5억 원을 넣어 삼애 인더스 등의 주식거래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홍업 씨 쪽은 "이용호 씨를 소개받거나 만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특검팀은 이 부장과 이 씨 등의 자금흐름을 정밀 추적해 김 씨의 관련 여부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신승환 씨 1억 받고 세금감면 청탁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 씨가 사채업자 최아무개 씨한테서 1억 원을 받고 안정남 전 국세청장을 만나 세금감면을 청탁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이후에 사채업자 최아무개 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한 것으로 미뤄 보아 세감면은 없었을 것이라고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세금감면이 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비해 동아일보는 안 전 청장이 직접 중부세무서에 전화를 걸어 수억 원의 세금을 감면해 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 강남 '가족타운 조성' 등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건설교통부 장관자리를 물러난 안정남 씨는 11월 11일 출국해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28일 이 씨를 기소하면서 이런 혐의를 밝혀내고 이 내용을 대검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또 신 씨가 사업자인 김아무개 씨한테서 또 다른 고소사건의 처리를 부탁받고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밝혀내고 이를 대검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한편 특검팀은 신 씨가 지난해 5월 이용호 씨로부터 "G&G구조조정전문(주)이 쌍용화재의 주식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6666만 원을 받고 조흥은행 종합금융본부장 박아무개 씨 등에게 청탁한 혐의로 그를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일본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치유하기 위해 3개월째 엔화가치 약세를 유도하고 있지만 물가가 오르기는 커녕 침체는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간 엔화가치는 12%나 하락했지만 도쿄도의 1월 소비자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 뉴욕타임즈는 플로리다 주정부 연금기금이 엔론사 주식이 하락하는데도 계속 엔론 주식을 사들여 총 3억35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 주 지사는 이 기금의 이사로 돼 있습니다. 부시 일가 모두 엔론 스캔들에 말려 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정치

-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29일 만납니다. 지난해 DJP공조 체제 파기 이후 첫 대좌입니다. '신3당 합당' 등 정계개편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만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주목됩니다.

경제

-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협상단이 미국에서 열린 4차 협상에서 매각대금으로 50억 달러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마이크론 쪽의 회신을 받고 5차 협상 일정을 잡을 예정이어서 양해각서 체결일정은 조금 늦춰질 전망입니다.

- 주요 대기업 총수와 친족들이 극히 적은 주식을 보유하고도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성환 공정위 독점국장은 "한국의 재벌들이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해도 5%가 되지 않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기업 총수, 순환출자로 그룹전체 지배" (동아일보)

사회

- 인터넷의 외국계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수천만 원대에서 많게는 억대의 도박을 해온 사람들이 처음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8일 외국에서 개설된 한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도박을 해온 2578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김아무개 교수 등 22명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입건대상은 3개월 이상, 1500만 원 이상을 결제한 인터넷 상습도박자들입니다. 이들 22명이 인터넷 도박을 통해 날린 돈은 평균 7천만 원 이상입니다.

- 서울지법은 보험대상 진료를 비보험 처리하거나 진료비를 이중 청구하는 수법으로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과다청구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던 서울 중앙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강동섬심병원, 순천향대 병원, 강남 성모병원 등의 병원장 10명에 대해 2500만-30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5억-24억 원에 이르는 부당이득에 비해 너무 벌금이 가벼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경향신문은 여성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영유아 보육문제가 현재 직장 여성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영유아 수는 430만 명인데 보육시설 수용인원은 70만 명이니 여성퇴직 이유의 70%가 '육아문제' 때문인 것도 당연합니다.

"보육문제 '힘겨운 외끌이'" (경향신문)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들

- 서초경찰서 반서파출소장 박성호 경위는 학창 시절 공부방이 없어 고생한 경험을 되살려 파출소 창고를 개조해서 공부방을 만들었습니다. 마땅한 곳이 없어 당구장이나 PC방을 떠돌던 부근 대입 학원생이 이 공부방을 이용했고 좋은 결실을 거뒀다는군요.

"파출소 창고 공부방 '경사났네'" (중앙일보)

전통문화명소인 종로구 인사·관훈·경운·견지동 일대 12만여 제곱미터가 문화지구로 지정됩니다. 예컨대 인사동길과 태화동 길의 경우에는 1층에 고미술·필방·공예품·미술관만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군요.

이렇게 강제로 하지 않아도 스스로 모여 개성을 살리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꿈을 꿔보다가 한편으론 모든 농촌에 어슷비슷한 음식을 파는 무슨 무슨 가든이 들어서는 것이나 개성을 외치는 우리 청소년들의 복장이나 말투도 유행따라 천편일률적인 걸 보면 개성을 살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몰개성으로만 나가는 건 진정한 자기만의 개성을 지키는데 대해서 뭔가 보상이 이뤄지기는 커녕 누군가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강제로 입주 대상을 정하기 보다는 그런 업체에 대해서 일정한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해 주는 건 어떨까요?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