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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위헌 제청

종교적 신념 등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이들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주지 않고 처벌조항만 둔 현행 병역법에 대해 법원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습니다. 법원이 위헌심판을 제청하게 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재판이 중지됩니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박시환 판사는 29일 '여호와의 증인' 신도 이아무개 씨가 재판부에 낸 위헌법률심판 제정신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중단하고 이 씨의 보석을 허락했습니다.

박 판사는 결정문에서 “현행 병역법 88조 1항1호는 현역입영을 거부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면서도 양심적·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아무런 예외적 조처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처벌규정이 아무 제한없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헌법상 기본 의무로 돼 있는 병역의 의무와 핵심적 기본권인 사상.양심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양심적·종교적인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거나 입영 뒤 집총을 거부해 항명죄로 구속수감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총 1600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해마다 600여 명의 새로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DJP회동, 민주당 촉각

언론의 보도로만 판단한다면 DJP회동은 별 뚜렷한 이야기 없이 김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강조하고 김 총재는 내각제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박선숙 대변인은 "정계개편 등 정치적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중도개혁포럼 등 합당 추진파는 29일에 있은 DJP회동에서 신3당 합당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을테지만 최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김윤환 민국당 대표는 "3당합당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민련과 민국당이 먼저 신당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고 민국당 관계자는 박지원 신임 정책특보가 3당의 과거 정책연합의 주역이었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노무현·김중권·정동영·김근태 고문 등은 청와대가 정치에 간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차단막을 펼쳤습니다.

정동영 고문은 신3당 합당은 "지역주의 정치와 노인정치를 연장하려는 기도로 보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으며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김 대통령이 박 특보 등을 내세워 신3당 합당을 추진하려고 나선다면 합당 성사 이전에 민주당이 먼저 쪼개지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 경선제 등 당의 쇄신책으로 모처럼 회생의 기회를 얻은 민주당이 구태의연한 지역주의 표 모으기에 나서서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 '친인척문제 국민에 미안'

김대중 대통령은 29일 신임장관 및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처조카인 이형택 씨 사건과 관련하여 "나의 친인척 중에도 벤처문제에 관련돼 지금 조사를 받게 된 사람이 나왔다"면서 "이 점에 대해 국민에게 참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부정부패에 대해선 친소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양대 선거에 대해 김 대통령은 "공평한 서거를 진행시켜 추호도 여야간에 의심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이닉스 매각 협상 결렬 임박

하이닉스 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사이의 매각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하이닉스채권단은 미국에서 열린 4차협상에서 하이닉스 메모리 사업부문 매각대금으로 4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수용여부에 대한 최종 방침을 오는 31일까지 밝혀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론 쪽은 "진척된 바가 없으며 추가협상 계획도 없다"고 밝히는 등 애초 제시한 31억 달러보다 더 줄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31일 열릴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현 상황은 협상 결렬이 아니라 교착상태"라면서도 "31일 회의에서 마이크론과의 협상문제에 관한 최종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분명히 하이닉스나 채권단이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국면입니다. 그러나 또한 현재 바뀐 것은 반도체 가격이라는 외적 변수 뿐이라는 점도 잊으면 안 됩니다. 독자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하이닉스 자체의 전면적인 혁신을 전제로 채권단이 전폭적인 신규투자 지원을 해야 합니다.

군산 유흥주점 화재 12명 참변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된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16개월 전에 5명의 여성이 희생된 전북 군산시 대명동 화재현장에서 1Km쯤 떨어진 군산시 개복동 '대가' 유흥주점에 큰 불이 나 12명이 숨졌습니다.

2층 슬라브 건물인 주점 1층 출입문 옆에서 발생한 불이 순식간에 천장과 벽으로 옮겨 붙으면서 이런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경찰은 2층에서 잠자고 있던 종업원들이 1층에서 연기가 올라오자 1층으로 내려가는 철제계단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하고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은 바로 옆 아방궁 주점으로 옮겨져 건물 2채를 거의 태운 뒤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30분만에 꺼졌습니다.

장관급 11명 인사, 박지원 청와대 특보

김대중 대통령은 29일 교육 부총리에 이상주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일부 장관에 정세현 전 통일부 차관을 임명하는 등 장관급 9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했습니다. 김 대통령은 또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8명 가운데 6명을 교체하는 등 비서실을 대폭 개편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김 대통령은 민주당 현역의원 출신 장관 4명을 모두 교체하고, 과학기술부 장관에 채영복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태복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노동부 장관에 방용석 가스안전공사 사장, 산업자원부 장관에 신국환 전 산자부 장관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또 법무부 장관엔 송정호 전 법무연수원장을, 기획예산처 장관엔 장승우 금융통화위원을 각각 기용했다. 장관급인 중소기업특별위원장엔 한준호 전 중기청장이 임명됐습니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장에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을, 대통령 정책특보(장관급)에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 김진표 재경부 차관, 정무수석에 조순용 <한국방송> 편집주간, 경제수석에 한덕수 정책기획수석, 복지노동수석에 김상남 전 노동부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인 공보수석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박선숙 공보기획비서관이 승진 기용됐습니다. 외교안보수석엔 임성준 외교부 차관보가 내정됐습니다.

이상주 부총리(전 비서실장)는 “이번 인사에선 새 장관의 전문성을 고려하고 50대 젊은 인사들을 다수 기용했다”며 “선거 중립을 위해 정당 소속 현역의원들을 당으로 복귀시켰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임기 마무리를 위한 개편입니다. 이번 개편의 성격은 거의 모든 언론이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데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개편 뭐하러 했나?"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나이지리아의 수도 라고스에서 27일 발생한 무기고 폭발로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통신사들이 국영 나이지리아 라디오를 인용해 28일 보도했습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무기고가 폭발하자 인근 운하로 뛰어들었다가 익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지난 해에도 이 무기고에서는 소규모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 승객 85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에콰도르 타메 항공사의 보잉 727 여객기가 28일 콜롬비아와의 접경 안데스산맥에 추락했다고 항공사측이 밝혔습니다.

정치/행정

- 최동진 국방부 획득실장은 29일 "적정한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차세대전투기(FX)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예산부족으로 FX사업을 1,2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현재 상황으로 봐서 FX사업을 서두를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4개 회사가 가격과 기술이전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입찰을 포기한 뒤 미국 대통령의 압력과 싼 가격을 내세워 보잉사의 F15를 구입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입니다.

경제

- 통계청이 29일에 발표한 '2001년 12월 중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출하·투자 등 실물경제지표가 2개월째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재고율이 늘어나고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상승세를 멈추는 등 불안한 양상도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기업 (주)메디슨이 29일 최종 부도처리됐습니다. 28일 현재 제2금융권을 포함한 메디슨의 총여신은 3082억 원이며 이 가운데 1791억 원이 1년 미만의 단기 차입금입니다. 기술과 신상품 개발을 통한 이윤 창조보다 계열사 거느리기와 금융이익에 더 치중한 결과였습니다.

- 전남 해남 일원과 강원도 태백산에서 고품위 대형 금광이 발견돼 지난 98년 이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금을 올해부터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자부는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전국토 광물자원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지금까지 발견된 금 등 광물의 잠재가치가 모두 9조2천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 정부가 과열청약을 막기 위해서 내놓은 청약증거금제도가 돈의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서민층의 실수요를 제약한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가수요' 막으려다 '실수요' 막는다" (경향신문)

1998년 주택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주택분양규제를 푼 결과가 투기이고 이제 와서 다시 그걸 막기 위해 허둥지둥하는 정부의 자업자득입니다.

사회

- 특검팀은 29일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소환·조사했습니다. 특검팀은 이 전 전무가 정부기관에 대한 로비의 대가로 보물사업의 지분을 챙기고 땅을 비싸게 판 것으로 보고 이르면 30일 이 전 전무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입니다.

- 살인교사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조직폭력배 김아무개 씨가 교도소에서 나오기 위해 에이즈 환자인 다른 수감자의 피를 주사기로 투입해 에이즈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있는 소식들

- 재미있는 게임 실험결과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모두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동물로 묘사해 왔고 현실 사회에서도 이런 가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왜 이타적 행위를 하는 걸까요?

그 동안 게임이론에서는 호혜의 원리(reciprocity)나 평판(reputation)으로 설명을 해 왔습니다만 이타적 행위에는 이 두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컨대 축구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가 새치기 하는 사람을 제지하는 경우지요. 자기에게 아무런 이익도 되지 않고 내 평판이 올라갈 리도 없고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받을 일도 없는데 말입니다.

실험 게임이론으로 유명한 에른스트 페르(스위스 취리히대학)는 이것을 '이타적 징벌'로 설명합니다.

"인간의 협동은 '이타적 징벌'때문" (동아일보)

동기가 어떻든 이타적 행위는 현실에서 많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고 또 미해결 문제를 풀어 줄 수도 있습니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에 격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에 한마디 합니다. 정정당당하게 수사했으면 당신들이 받았을 국민의 격려입니다. 한마디 더 합니다. 잘못하면 검찰은 없어지고 특검만 남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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