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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므로 평화의 방어를 구축해야 한다. 서로의 방식과 삶에 대한 무지는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공통의 원인이 되어 왔다. 그들의 차이가 세상을 통해 존재하는 사람들 사이의 의심과 불신의 원인이다."

유네스코 헌장의 일부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인류의 평화라는 궁극적인 문제를 위해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는 그 의미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사람 목숨도 부지하기 힘든 전쟁통에 문화재를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민족이 이루어 온, 그리고 후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 역시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문화유산 그 자체로 그 민족의 핏속에 흐르는 DNA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도 전국 각지에 수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특히 천년고도인 수도 키이우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중요한 문화유산이 다수 존재한다. 
   
(좌)독일점령 당시 소련군에 의해 파괴된 기록. (우)복원 후에도 수도원 마당 한 가운데에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잔해가 전시되어 있다.
▲ 페체르스크 수도원 (좌)독일점령 당시 소련군에 의해 파괴된 기록. (우)복원 후에도 수도원 마당 한 가운데에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잔해가 전시되어 있다.
ⓒ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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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중요한 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페체르스크 수도원은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에 의해 파괴되었던 것을 복원했다. 복원 후에도 수도원 마당 한 가운데에는 당시의 잔해를 그대로 전시해두고 있다. 

이처럼 문화유산 역시 전쟁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전쟁통에도 민간인 희생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유산 역시 전쟁 당사국 양측 모두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 상대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는 단지 이해관계에 의한 전쟁파괴가 아니라, 상대의 문화적, 민족적 가치를 말살하려는 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에서의 문화재 파괴 행위는 전쟁범죄로 규정한다. 

우크라이나에는 수도 키이우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한다. 특히, 서부 도시인 리비우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러한 리비우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개의치 않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 1일(현지시각)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유적지 53곳이 파괴되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점령지의 도서관 등지에서 우크라이나 역사책을 찾아내 불사지르는 등의 문화말살을 위한 행위도 보고되고 있는 등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각지의 문화적 자산을 마구잡이로 파괴하고 있다.      
 
19세기 말에 지어져 역사적 가치를 지닌 역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완파되었다.
▲ 오흐티르카역 19세기 말에 지어져 역사적 가치를 지닌 역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완파되었다.
ⓒ 텔레그램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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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크라이나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완파된 역 사진이 올라왔다. 러시아군에 점령되었다 우크라이나군에 탈환된 수미주의 오흐티르카역이다. 19세기에 말에 지어져 역사적 가치를 지닌 이 역은 과거 나치 침공 때도 공격받은 적이 있었으나, 이번 러시아군의 공격에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이를 통해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족 말살행위를 위해 벌인 전쟁이라는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 러시아군이 패퇴한 키이우 인근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만행이 드러나면서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해관계로 인해 전쟁을 벌이더라도, 민간인 보호와 문화재 보호는 상대 민족 및 인류에 대한 존중이라는 차원에서 마땅히 지켜져야하는 부분이다. 즉, 민간인 보호와 문화재 보호는 어찌보면 맥락을 같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러시아군에게 민간인 보호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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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다문화사회전문가. 다문화사회와 문화교류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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