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5월 17일 내성천 무섬마을 모래톱을 뒤덮은 검은 물체.
 5월 17일 내성천 무섬마을 모래톱을 뒤덮은 검은 물체.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바닥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 거무스름하고 기분 나쁜 빛깔의 물체는 도대체 뭔가? 실처럼 늘어져 살아있는 생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끼도 아니고 식물도 아닌 것 같다. 대체 이 생물체의 정체는 무엇인가? 무엇이길래 맑기로 소문난 모래강 내성천에 그것도 무섬마을의 명물 외나무다리 주변을 점령하고 있는 것인가?"

지난 17일 내성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앞에서 기자와 만난 SBS '모닝와이드' 담당 피디의 의문이었다. 모닝와이드팀은 기자가 지난해 늦가을 쓴 기사(온통 검은 모래톱 ... 내성천 무섬마을의 비극)를 보고 강한 놀라움과 의문을 가지고서 직접 현장을 찾아 취재를 해봐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했다.

그만큼 기사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의 힘은 컸다. 그 사진을 보면 유명한 무섬마을 앞 내성천에 마치 '석유 테러'라도 일어난 듯 석유가 마구 뿌려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 사진을 보면 누구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마련이다. 대체 저게 뭔가?
 
SBS 모닝와이드팀을 놀라게 만든 문제의 사진. 무섬마을 앞 내성천이 마치 석유를 뿌려놓은 것처럼 검게 물들었다.
 SBS 모닝와이드팀을 놀라게 만든 문제의 사진. 무섬마을 앞 내성천이 마치 석유를 뿌려놓은 것처럼 검게 물들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그것은 조류(녹조) 사체들이다. 조류들이 죽어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류들이 죽으면 저런 색을 띤 채 바닥에 덕지덕지 붙어 있다. 낙동강에서 많이 봤다. 그래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모닝와이드 피디에게 이렇게 설명을 했다. 직접 강 안으로 들어가 문제의 생명체를 떠서 그것을 보여주며 한 설명이었다. 만져도 보았다. 끈적끈적하고 미끄러운 것이 쉽게 으스러지는 것이 이끼나 식물은 분명 아니었다.

그는 그것이 분뇨 덩어리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내성천 상류의 축산 분뇨들이 떠내려와 쌓여 있는 것이 아니냐 것이었다. "똥은 아니고 그 똥을 먹이로 하는 것이 흔히 녹조라고 말하는 조류들이다. 그 조류들이 죽어서 쌓여 있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5월 17일 확인한 무섬마을 아래 술티 마을의 내성천을 뒤덮은 검은 물체. 특정 구간이 아니라 내성천 전체가 이렇게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로 뒤엎였다.
 5월 17일 확인한 무섬마을 아래 술티 마을의 내성천을 뒤덮은 검은 물체. 특정 구간이 아니라 내성천 전체가 이렇게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로 뒤엎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실지로 보기엔 똥덩이 같아 보이기도 한다. 물 표면에 뭉쳐져 있는 모습이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의심을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김좌관 교수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물체의 정체에 대해서 물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분석을 해봐야 정확하지만 사진으로 봐서는 정확하지는 않은데 조류 사체와 곰팡이류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류가 죽으면 저렇게 색이 누렇게 변한다."

조류 사체란 기사의 주장에 심을 실어주는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저 녀석들이 어디서 왔느냐가 새로운 의문거리였다. 기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영주댐 공사가 진행중이던 2010년의 내성천 무섬마을. 이때는 녹조가 일부 보이긴 하지만 거의 깨끗한 상태다. 지금과는 천양지차다.
 영주댐 공사가 진행중이던 2010년의 내성천 무섬마을. 이때는 녹조가 일부 보이긴 하지만 거의 깨끗한 상태다. 지금과는 천양지차다.
ⓒ 손현철

관련사진보기

 
"영주댐으로부터 비롯됐다. 과거에도 사진 등을 통해서 확인해보면 일부 녹조 띠가 보였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번져 있는 것은 전에는 없는 일로 영주댐이 생기고 나서 생긴 큰 변화다. 그것은 상류로 따라 올라가면서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검은 물체의 출처는?

먼저 들른 곳이 내성천과 서천이 만나는 합류부다. 이곳에 있는 다리에서 보면 내성천 강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먼저 들른 서천에서 본 모습과 달리 강 전체가 검은 물체로 뒤덮여 있다. 영주댐의 방류로 물길이 세차게 흐르는 구간만 그것들이 사라졌을 뿐 강 전체가 검다.
 
서천 합류부 바로 위 내성천의 모습. 물길이 흘러가는 구간을 제외하곤 온통 검은 물제의 녹조가 뒤덮었다.
 서천 합류부 바로 위 내성천의 모습. 물길이 흘러가는 구간을 제외하곤 온통 검은 물제의 녹조가 뒤덮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내성천의 지천 서천의 5월 17일 모습. 녹조가 부분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강 전체를 뒤엎은 내성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성천의 지천 서천의 5월 17일 모습. 녹조가 부분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강 전체를 뒤엎은 내성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반면 서천도 검은색 띠가 보이긴 해도 가장자리 쪽만 부분적으로 보일 뿐 강 전체가 다 저 검은 물체로 뒤덮인 것은 아니었다. 자연스레 대비되는 모습에서 서천과 다른 내성천만의 요인이 분명히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이 사실은 댐에 다가갈수록 명확해졌다. 댐 방류구가 보이는 바로 직하류의 작은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하천 바닥도 역시 검게 물들어 있었다. 저 아래 무섬마을에서 보던 것과 같은 검은색 물체가 하천 바닥에 덕지덕지 뒤덮여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모닝와이드 담당 피디는 기자와 헤어지고 다음 날 녹조 분석 전문가인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와 함께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승준 교수는 직접 하천으로 내려가 시료를 떠서 분석도 진행했다. 현장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승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상태를 진단했다.
 
영주댐 바로 아래 내성천 바닥이 전체적으로 검게 물들었다. 검은 조류가 뒤덮고 있다.
 영주댐 바로 아래 내성천 바닥이 전체적으로 검게 물들었다. 검은 조류가 뒤덮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영주댐 바로 아래 다리에서 내려다 본 내성천. 온통 검은 조류가 내성천을 뒤엎고 있다.
 영주댐 바로 아래 다리에서 내려다 본 내성천. 온통 검은 조류가 내성천을 뒤엎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바닥에 깔린 녹조를 뭐라 하냐 하면 시아노박테리아(녹조) 매트라고 한다. 시아노박테리아 매트라고 하는 이 녀석들은 일반적으로 유속이 느리고 물이 얕고 수량이 적은 곳에서 흔히 생기는데 지금 좀 심해 보인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조류 사체가 아니라 물에 있는 것들은 살아있는 녹조란 설명이다. 낙동강에서 흔히 보던 남조류와는 다른 종류의 조류란 것이다.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이승준 교수에게 전화로 문의를 했다. 그날 분석한 결과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녹조류와 규조류 등이 섞여 있었다. 더 이상의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거기서 떠온 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 2.1ppb(우리나라 마이크로시스틴 음용수 기준이 1ppb)가 나왔다."

녹조 독이 흐르는 영주댐 하루빨리 철거해야
 
영주댐은 지금 담수중. 아직 정식 준공도 안된 댐에 물이 차있다. 이는 댐법에 위배된다. 준공 전의 모든 댐은 물을 다 비워야 한다.
 영주댐은 지금 담수중. 아직 정식 준공도 안된 댐에 물이 차있다. 이는 댐법에 위배된다. 준공 전의 모든 댐은 물을 다 비워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녹조가 본격화하는 한 여름도 아닌데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것은 영주댐에 녹조가 심각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마도 지난여름 번성한 녹조에서 나온 독성물질이 아직 영주댐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독성물질이 포함된 댐 물이 지금도 방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평소보다 더 많은 물이 방류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장마철을 대비해서 댐 물을 비우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지금 방류량이 더 많다"는 것이 영주댐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독성물질이 든 영주댐 물이 하류로 내려가고 있다. 그 4㎞ 하류인 무섬마을에서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물놀이 금지라도 내려야 할 판이다. 이렇듯 영주댐은 재앙의 댐이 됐다. 여름엔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고, 그것으로부터 녹조 독이 나와서 댐을 심각히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주댐을 철거하라"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전혀 과장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영주댐을 철거하고 내성천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내성천 무섬마을을 찾는 저 수많은 광광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일로 보인다.
   
국보급 하천 내성천은 영주댐으로 너무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 아름다웠던 경관도 사라지고, 흰수마자, 먹황새 같은 멸종위기종 동물도 사라지고,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었던 내성천의 안전도 사라져 간다. 과연 이대로 놔둬도 되는 것인가? 영주댐의 철거나 적어도 배사문을 비롯한 수문 완전 개방이라는 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강력한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지난 14년 동안 낙동강과 내성천을 쫓아다니며 현장을 기록하고 그것으로 4대강사업과 영주댐의 문제점들을 폭로해고 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뚫리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지향하는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켜야 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낙동 대구'(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를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