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광산 초등학교 흘리분교는 한국 스키의 요람이다. 최근 허승욱의 각종 기록을 앞서면서 차세대 간판으로 각광 받고 있는 알파인 국가대표 지영하(23.전남대). 82·83회 동계체전에서 2년 연속 4관왕을 차지한 정혜미등이 모두 흘리분교 졸업생들이다.

이처럼 흘리분교가 스키 명문으로 성장한 이유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 위치한 흘리분교는 학교에서 500m거리에 알프스 스키장이 있다. 스키부 학생들의 연습 장소가 가까운데다가, 겨울방학에 스키장측에서는 슬로프 한 곳을 연습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흘리분교 학생들은 선배의 이루지 못한 꿈을 알까? 마산봉 기슭에 위치한 진부령 알프스 스키장에는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숨쉬고 있다. 26년전 오늘(2월 22일),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스키 선수를 꿈꾸던 고등학생이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난다. 흘리분교 졸업생 신흥용 군(당시 19세. 고성고 3년)이다.

▲ 1977년 2월 23일자 동아일보
ⓒ 이정환
1977년 2월 23일자 동아일보는 "강원도 고성군 간성면 흘리 제58회 전국체전동계대회 알파인스키경기장인 마산봉 정상 낙타봉에서 대회전 경기를 하던 스키어 신흥용군이 스타트라인 180m지점에서 시속 100km의 과속으로 코스를 이탈, 코스 왼쪽 3m 떨어진 참나무를 들이받고 졸도, 응급치료를 받으면서 군병원으로 이송 도중 1시간만에 숨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

동계체전 58년만에 처음으로 선수가 경기 도중 사망한 사건을 두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됐다. 적설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도 대회를 강행한 주최측의 소홀한 개최 준비. 충돌 위험물에 예고 표지 및 안전 조치 미비. 입상에 집착한 선수 본인의 오버페이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헬멧을 쓰지 않고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동아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헬멧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애초부터 신흥용 군에게 헬멧은 '사치'였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다른 선수가 신었던 스키를 빌려 타고 경기에 출전했고, 같은 해 대관령에서 열린 용평배 쟁탈 대회도 출전비를 마련하지 못해 불참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한다.

신 군에게 스키를 마련해준 사람은 김학수 씨(당시 46세. 삼진영화제작소장). 김 씨가 신 군에게 자신이 쓰던 스키를 선물한 것은 사고가 나기 1년전이었으나, 스키화 치수가 맞지 않아 신 군은 스키대만 가져야 했다. 대회 3일을 앞두고 김 씨가 사 준 프랑스제 고급스키화를 장착하고 우승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꿈에도 그리던 자신의 스키를 신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숨을 거둔 것이다.

고인의 영결식에 국회의장, 문교장관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과 조의금이 이어진다. 대한스키협회는 모든 대회를 무기 연기하는 한편, 고인의 영전에 금메달을 추서한다. 하지만 꿈 많은 젊은이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을 스키를 남겨 놓고, 세상에서 사라진 뒤였다.

차범근 감독 공식데뷔전 승리
오늘의 스포츠 소사

2000년 김영만(기아)이 삼성전에서 28점을 기록, 국내 처음으로 프로농구 통산 3,000(3,020점)득점 고지에 오른다.

1997년 차범근 감독이 공식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6조 1차 예선 첫 경기에서 홍콩에게 2:0으로 완승을 거둔다. 첫 골을 터뜨린 서정원은 후반 30분 최문식의 두 번째 골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한다.

1992년 최희용이 WBA 미니멈급 3차 방어에 성공한다. 최희용은 도전자 일본의 호소노 유이치에게 5차례 다운을 뺏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10회 KO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1990년 MBC 청룡 구단을 인수한 럭키금성이 팀 명칭을 LG트윈스로 확정, 발표한다. LG트윈스는 럭키그성 그룹의 영문 머리글자와 쌍둥이 빌딩이름을 합성한 것이다.

1978년 세계태권도 연맹이 사단법인체로 발족한다. 당시 80개 회원국을 확보하고 있던 연맹의 김운용 총재는 "국내외에서 6개 국제 대회를 개최 또는 주관하겠다"며 "6월 서울에서 열릴 프리 월드 게임에 IOC 사무총장등 VIP 15명을 초청, 폭넓은 스포츠외교활동을 벌일 방침이다"고 밝힌다. / 이정환
2003-02-22 10:1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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